해마다 가을이면 공주에 밤 농장이 있는 친구네 산으로 밤을 주우러 간다. 중학교 동창 네 명이 한 차에 타고 시골 들녘을 바라보며 가다 보면, 학창 시절 이야기와 시골에서 자란 저마다의 추억담이 끝없이 이어진다.
올해는 도착해 보니 친구의 지인이 새벽부터 와서 밤을 줍고 있었다. 우리는 드문드문 떨어진 밤을 줍고 있는데, 밤 농장 주인인 친구가 밤나무에 올라가 가지를 흔들기 시작했다. 밤이 우수수 떨어지자 욕심 많은 한 친구가 그새를 못 참고 달려갔다.
"오면 안 돼!"
나무 위에서 친구가 소리쳤다. 그때 문득 우리 마을에 사셨던, 한쪽 눈이 늘 빨갛던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어렸을 때 우리 마을에 눈 한쪽이 빨간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그분은 밤나무를 바라보다 밤송이가 눈에 떨어져서 평생 한쪽 눈이 그렇게 되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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