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세 명의 언니가 있다. 오늘은 그중 84세 큰언니와 74세 셋째 언니를 만났다. 갑작스럽게 세 자매가 모이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셋째 언니 큰딸, 그러니까 조카의 반려동물 때문이었다.
여름휴가로 해외에 나가 있는 조카는 동물을 지독하게 사랑한다. 강아지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로 시작했던 집은 어느새 대식구가 되었다. 고양이가 새끼를 낳고, 얼마 안 가 또 여섯 마리를 더 나은 것이다. 비싼 품종 묘라 분양을 보내려 했지만 두 마리만 겨우 보냈고, 결국 개 한 마리와 고양이 일곱 마리가 남았다. 먹이를 챙기고 똥을 치울 손길이 절실해지자, 조카는 집안에서 가장 시간이 많은 큰언니에게 애완동물들을 부탁했다.
큰언니의 부름에 우리는 다 함께 집으로 모이기로 했다. 약속 장소에 제일 먼저 도착하니 큰언니 혼자 나를 반겼다. 잠시 후 조카가 셋째 언니를 모시고 들어왔는데, 손에는 짐이 가득했다. 막냇동생 주겠다며 직접 띄운 청국장부터 참기름, 들기름, 볶은 참깨, 열무얼갈이김치, 마늘 한 접, 도토리가루, 게다가 내가 입을 옷까지 바리바리 싸 들고 온 것이다.
언니가 짐을 정리하고 청국장을 끓이며 저녁상을 차리는 동안, 나는 큰언니에게 힙 운동을 알려주었다. 그러다 셋째 언니가 사 온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섰다. 내 얼굴형은 카라가 없거나 아주 작아야 어울리고, 아니면 차라리 아주 커야 어울린다. 어정쩡한 카라의 옷을 확인하고는 슬그머니 큰언니에게 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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