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산행을 다녀왔더니 집에 인터넷이 안 된다는 딸의 보고가 있었다. 인터넷이 안 되니 할 일이 없어 바카라을 읽었다는 남편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터넷 하나 연결되지 않을 뿐인데 온 세상과 단절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문득 전기가 들어오기 전, 나의 어린 시절이 기억났다.
내가 살던 곳은 호랑이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자랐을 만큼 험한 산골이었다. 내가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전기가 들어왔다. 5와트짜리 알전구도 밝다고 감탄하던 시절이었다. 30와트짜리 전등을 대문에 달아놓으면 저 멀리 큰길까지 환하게 비치곤 했다.
전기가 없던 어린 시절에는 등잔불을 켜고 살았다. 아버지께서 장에 가시는 날이면 정종병에 석유를 한 병 사 오셨는데, 다음 장날까지 아껴 쓰기 위해 무척이나 애를 썼다. 잠버릇이 심했던 나는 온 방을 굴러다니며 자다가 등잔을 발로 차 쓰러뜨리기도 했다. 석유를 엎지르면 부모님께 꾸중을 듣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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