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내 삶에

bygrassrain

“내 삶에 기대감이란 건 없어.”

구슬픈 말이지만 내 삶의 신조나 다름없었다. 나로부터 시작되는 기대감도, 나에게로 향하는 기대감도. 모두 원치 않는다. 무의미한 기대감 따위는 깡그리 없애야 한다. 앞으로 기대할 일이 뭐가 있을까.

지금까지도 나를 향한 칭찬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거절이나 실패는 흡수하듯 거두어들인다. 혹여 평가받는 자리에 흘러 들어서게 될까 하는 겁만 남았다. 성공과 실패로 판가름될 만한 일은 애초에 돌고 돌아 피했다. 내가 선택하는 건 기권 혹은 포기다. 나를 향해 길어진 희망의 그림자조차 두렵다. 술래를 피해 도망 다니는 아이같이 숨기만 했다.

사람들이 친절과 호감으로 나를 대하리라는 기대. 어떤 일이든 매끄러울 자신감. 한 번쯤은 내가 해피엔딩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헛된 상상 따위. 모조리 없다.

자의로 행한 도전도 없었고, 내세울 만한 성공도 없다. 내딛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도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참 많았고 망설임은 끝이 없었다.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며 결국엔 몽땅 다 끌어내렸다. “감히? 내가?”라는 양심의 소리에 갇혔다. 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어떤 걸 잘해보려고 다짐해본 게 언제였더라. 간절하게 몰두해 본 게 뭐였더라. 들이닥쳐오니 했고, 해야 한다는 바카라임감으로 끝냈다. 행여나 도깨비불에 홀려 단숨에 올라섰다면, 내려갈 땐 굴러 내려와야 할 테니까. 가파르고 모진 감정들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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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게 치유 당하고 있어요. 제 글이 읽히는 건 부끄럽지만, 어떤 누군가에겐 작은 토닥임으로 느껴지면 좋겠어요. (글쓰기로 생긴 수입은 길 위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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