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같이 편안한 대화란 무엇일까?
아마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느낌일것이다.
뇌를 공유하고 있는 듯한 일체감은 정신적인 충만함을 준다.
이러한 대화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인생의 조커를 가진것과 다름 없다.
이러한 상황을 재치있게 표현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우리가 아는 처칠 경(Sir Winston Churchill)의 엄마
Jennie Jerome, Lady Randolph Churchill이 등장한다.
제니 제롬은 미국인이자, 19세기 영국 사교계의 중심인물이었다.
어느날 제니 제롬은 어느 날 영국의 자유당 당수였던 글래드스턴과 식사를 했고,
얼마 후 보수당 당수였던 디즈레일리와도 나란히 앉아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후 그녀는 두 사람과의 대화 경험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When I left the dining room after sitting next to Mr. Gladstone,
글래드스턴 씨 옆에 앉아 식사를 마치고 방을 나설 때,
I thought he was the cleverest man in England.
나는 '그가' 영국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But after sitting next to Mr. Disraeli, I thought I was the cleverest woman in England."
하지만 디즈레일리 씨의 옆에서 식사를 마치고 일어났을 때, 나는 '내'가 영국에서 가장 똑똑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윌리엄 글래드스턴은 명문 귀족 출신에 옥스퍼드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엘리트였다. 키도 크고 체격이 웅장했으며, 도덕적이고 논리적이었다. 그는 대화할 때 자신의 방대한 지식과 웅변술을 쏟아내며 상대를 압도했는데, 그와 대화한 사람들은 그의 위대함에 감탄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한없이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
반면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유대인 출신으로, 당시 영국 주류 슬롯에서는 철저한 이방인이자 아웃사이더였다. 빅토리아 시대의 기준에서 그는 이국적이고 기이한 외모를 가졌으며(그래서 당시 정치 만평에서 종종 우스꽝스럽게 과장되곤 했다고 한다), 정규 대학 교육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천재적인 공감 능력과 위트를 지녔다. 그는 대화할 때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오직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상대가 스스로 얼마나 매력적이고 지적인 사람인지 깨닫게 만드는 화법을 구사했다.
이 단순한 일화가 21세기인 오늘날 까지 이토록 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유는, 이것이 인간관계의 본질과 '진정한 영향력(Influence)'이 무엇인지에 대한 슬롯학적·심리학적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찰스 쿨리(Charles Cooley)의 '거울 자아'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타인의 반응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자아존중감을 형성한다. 글래드스턴은 거울을 들어 '자신의 위대함'을 반사해 보여주었지만, 디즈레일리는 거울을 들어 '상대방의 가치'를 반사해 주었던 것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권위자보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장해 주는 사람에게 가장 강력한 충성심과 호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글래드스턴의 화법이 전통적인 하향식 권력이라면, 디즈레일리의 화법은 고도의 심리적 권력이다. 어제 살펴보았던 제니 오필의 소설에서 엿볼 수 있듯, 대화에서 '자신의 에고(Ego)를 지우는 것'은 엄청난 내적 통제력을 요구한다. 디즈레일리는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려는 본능을 억누르고 대화의 주도권을 상대에게 넘겨줌으로써,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역설적으로 가장 완벽한 영향력을 발휘 했던 것이다.
이 에피소드는 '카리스마'를 재정의한다. 진정한 카리스마는 '나의 빛으로 상대를 눈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배경으로 삼아 상대를 빛나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미국의 시인 마야 안젤루(Maya Angelou)가 남긴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과 행동은 잊어버리겠지만, 당신이 그들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게 했는지는 결코 잊지 않는다(People will never forget how you made them feel.)"라는 명언과도 수미상관하는 대목이다.
다른건 다 잊어도
누군가 했던 말의 문장은 잊혀지지 않을때가 있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그래서 나는 재치있는 유머러스한 사람을 좋아한다.
이처럼 사람은 주위 사람들의 말을 씨앗삼아 성장한다.
그래서 지나가는 말이라고 해서 함부로 지레짐작하고 섣부른 판단으로 선입견을 심어줘서는 안된다.
아이들이 다 듣고 있다.
보통 'A-ha Moment'가 'Ha-ha Moment'가 되곤 한다.
내 인생의 가장 굴욕적인 순간이 결국 내 인생의 코미디로 승화되어 나를 살리기도 한다.
결국 모두 나의 스토리 텔링 능력에 달린 문제다.
내 역사니까
내가 어떻게 쓰느냐
내게 펜이 쥐어져있다는 것은 퍽이나 기쁜 일이다.
https://www.historic-uk.com/HistoryUK/HistoryofBritain/Disraeli-Gladstone-Great-Rivalry-Debates/
https://www.bbc.co.uk/history/british/victorians/disraeli_gladstone_01.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