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데자부(Déjà vu)

byAltusSol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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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슬롯의 연대와 동맹은 진공 상태에서 유지되지 않는다. 수십 년간 대한민국을 비롯한 국제슬롯가 굳건하게 지켜온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는 '국제 안보 규범의 마지노선'이었다. 한·미·일 동맹과 UN, EU 등 국제슬롯의 끈질긴 공조를 통해 반드시 관철해야 할 이 대원칙이, 작금에 이르러서는 마치 몽상이나 공허한 구호 취급을 받고 있다.


동맹의 규범이 흔들리는 전환기적 시점에서, 안보를 외주화한 국가들이 어떤 실존적 위기에 직면하는지는 최근의 외신들이 여실히 증명한다. 나토(NATO)와 우크라이나의 현실은 결코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이 아니다.


□ 나토(NATO) 5조의 무력화 : 신성한 방어막의 붕괴

유럽의 리더들은 지금 실존적 공포에 휩싸여 있다. 러시아의 무인기가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루마니아의 영공을 넘나들고 푸틴발 위협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전통적인 동맹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미국의 대통령은 너무나도 쉽게 동맹의 공포를 일축했다.


최근 악시오스 1(Axios)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나토의 안보 위협에 대해 "러시아가 공격할 일은 없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는 수십 년간 서방 안보를 지탱해 온 나토 헌장 5조(집단방위, Altus Solum 13번)의 구속력을 미국 통수권자 스스로 형해화한 발언이다. 미국의 셈법에서 동맹은 더 이상 자동 개입을 보장하는 절대적 가치가 아니라, 자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비용-편익 분석에 따라 조정 가능한 거래 대상이 된 것이다. 독자적인 방위력과 전략적 이성을 축적하지 못한 채 안보 우산에만 의존해 온 유럽은 지금 거대한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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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의 비극

이 냉혹한 권력정치(Realpolitik)는 우크라이나에서 더욱 잔혹하게 작동한다. 정제된 외교 채널은 사라지고, 그 자리가 정보기관 간 대화로 대체되었다. 악시오스 2 보도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의 존 래트클리프 국장은 비밀리에 모스크바로 날아가 러시아의 양대 정보기관 수장(FSB, SVR)을 만났다. 중동 정세에 집중해야 하는 미국의 지정학적 부담을 덜기 위해, '트럼프-푸틴-젤렌스키 3자 담판'의 형식으로 전선을 서둘러 봉합하려는 시도다. 이 거래의 테이블에서 전쟁의 피해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과 의지는 온전히 존중받을 가능성이 낮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종용 속에서 "현실적인 비전"이라며 수용 의사를 밝힐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스스로 판을 흔들 독자적 레버리지를 쥐지 못했기 때문이다.


□ 북한의 도발과 한국

우크라이나가 겪고 있는 이 모든 일들에서 왜 기시감(Déjà vu)이 들까?

우크라이나 전선의 배후에는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하며 국제 질서를 교란하는 북한이 있다. 이는 전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이며, 국제슬롯가 규범에 따라 단호하게 억제하고 응징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지정학적 격랑 속에서 과연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는 적절한 전략적 이성을 발휘하고 있는가?


현실은 엄중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방적으로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축소하고 북한과의 직접 거래를 타진하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우리 당국의 공식 입장은 "미·북 대화의 재개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노력과 병행하여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지도록 미국과 조율해야 한다"(위성락 국가안보실장)는 원론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조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사실 자체가 역설적으로 워싱턴의 시선이 동맹국보다 상대방과의 직거래에 먼저 쏠려 있음을 방증한다.


나토의 균열과 우크라이나의 영토 훼손은 동맹이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라 철저히 관리해야 할 현실적 자산임을 일깨운다. 급변하는 미국의 거래주의 속에서 비핵화의 대원칙을 지켜내고 안보를 지탱하려면, 대한민국 스스로가 강대국이 결코 배제할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레버리지를 확보해야 한다. 바깥에서는 국가의 명운을 가를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내부의 소모적인 정쟁에 매몰되어 외부의 거대한 파도를 읽지 못한다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국가 안보의 공백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외신 보도>

악시오스 1.

https://www.axios.com/2026/08/27/trump-nato-russia-ukraine-war

악시오스 2.

https://www.axios.com/2026/08/29/cia-director-ratcliffe-putin-zelensky-summit-war


https://www.reuters.com/world/asia-pacific/south-korea-backs-trumps-efforts-resume-north-korea-talks-202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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