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glimpse of a life

순수의시대

byAltusSolum

오늘 이디스 와튼의 작품들을 다루면서,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2탄 격으로 <순수의 시대> 명장면을 골랐다.


“You gave me my first glimpse of a real life, and at the same moment you asked me to go on with a sham one. No one can endure that!”

뉴랜드가 "당신은 처음으로 나에게 진정한 삶(real life)을 살짝 보여주고는, 다시 이 거짓된 삶(false one)으로 돌아가라고 하는거야. 누구도 이런 고통은 견딜 수 없어!라고 말하자

엘렌은 차갑고도 단단하게 대답한다. "나는 견디고 있는데...(I'm enduring it)."



“Don´t you see? I can't love you unless I give you up.”

모르겠어요? 내가 당신을 포기하지 않으면, 당신을 사랑할 수 없어요.(당시을 포기해야만 비로소 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요.)



세상의 모든 사랑은 상대를 '내 곁에 두고, 내 것으로 만드는 소유욕을 동반한다.

하지만 엘렌은 뉴랜드 아처라는 인물이 뉴욕 사교계라는 그의 '세계(세계관)' 안에 있을 때 가장 그답게 빛난다는 것을 알고있다.

상대가 온전히 행복하고 그 답게 빛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진정한 사랑이라면 아마 엘렌은 뉴랜드에 대한 사랑을 지킨것이다.

<희락의 집>에서 릴리도 결국 자신이 겪고 있는 사교계에서의 모든 고통을 단숨에 정리할 수 있는 ‘편지’를 손에 쥐고 있었음에도

자신이 사랑했던 로렌스를 지키기 위해 그냥 모두 태워버렸다.

자신의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상대를 파멸로 이끌어 내 세계로 욱여넣는 것은 '폭력'이다.

"포기해야만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은, 상대를 내 욕망의 전리품으로 삼지 않고

그 세계와 존엄을 온전히 지켜주기 위해

기꺼이 나의 '소유권'을 해체하겠다는 숭고한 사랑의 발현이다.


릴리도 엘렌도

그레이스와 메이라는

사촌동생들한테 크게 당한다.

아주 토실토실한 밤고구마를 그냥 삼킨것처럼 그렇게 답답하고 속상하고

마지막에 릴리가 죽었을때 우는 로렌스를 보고 있으면 진짜 한심하다 못해 가엽기까지 하다.

나이가 들어서 그 집앞 벤치에 앉아 있다 돌아가는 뉴랜드 처럼

결국 사랑은 타이밍이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기적같은 찰나의 순간이 찾아온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런일을 살면서 경험하기 쉽지 않다고 하니..

어쩌면 그레이스와 메이 같은 케릭터가 현실에서는 훨씬 잘 산다는것을 나도 안다.

현실적이고 명민하고 제 몫을 다하는 내것을 절대 주지도 않지만, 뺏기지도 않고

덜 사랑하지도, 더 사랑하지도 딱 그만큼만 잘 해내는…

나도 그런 능력을 좀 배우고 싶다.

나도 꼭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 맘 먹고 있다.

자로 잰듯이 딱 맞게. 규격에 맞는 인간관계를 추구하면 적어도 더 안전할 수 는 있을것이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을 깜빡 거리며 메이처럼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노력은 해야겠지..

(ㅎㅎㅎㅎㅎㅎ상상만해도 너무 재밌네…)


내 곁에서 불행한것보다는

나 없이도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이 사랑이라면

난 엘렌과 릴리의 선택이 숭고하다고 생각한다.

200년전에 살던 이디스 와튼이라는 여성은 어쩜 이런 심리를 묘사할 수 있었을까? 너무 멋진 사람이다.

지금 시대의 인간군상을 그린 작품을 200년 후에는 또 누군가 읽고 있겠지?

그렇게 인류가 존속되는 것이라면..

지금 이 시대를 후대가 보면 얼마나 기가 막힐까.. 싶어진다.


https://youtube.com/shorts/6JJVNQJVme4?si=4hVZTL3ucVpJ6XyN​

https://youtu.be/3LSSdr9uUGs?si=T-CPGxOh93vxnplb​



p.s. <희락의 집> 질리언 앤더슨이 이렇게 예뻤구나.. 깜짝 놀란 영화! 가여운 릴리 ㅠㅠ

https://youtu.be/szwAoiYTflk?si=qK3XTm0ol3aXdG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