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땅의 기억을 마시다

와인을 통해 세상을 여행하는 기분

by행운의 여신


사람들은 대부분 여행을 좋아합니다.

낯선 거리를 걷고,
처음 보는 풍경을 만나고,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기를 마시는 일.

어쩌면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새로운 장소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곳이 품고 있는 시간을 만나기 위해서 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평생 꼭 가보고 싶은 곳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와인에도 평생 한 번은 꼭 만나보고 싶은 한 병이 있습니다.

한 병의 와인을 마신다는 것은 작은 여행을 떠나는 일과 닮아 있습니다.

와인은 포도로 만들어지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와인은 결국 땅이 빚어낸 술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포도의 맛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그 포도가 자라난 땅의 이야기를 마시는 것입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말하는 테루아(Terroir)는
단순히 ‘땅’이라는 의미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그곳의 햇빛과 바람, 흙의 기억, 이어져 온 시간과 사람들의 삶까지 담아낸 그 땅만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태어난 곳과 자라난 동네,
만난 사람들,
바라본 풍경,
겪어온 기쁨과 상처.
그 모든 시간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도 와인처럼 자신만의 테루아를 품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는 한 사람을 모두 알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이 지나온 계절,
말하지 못했던 기억,
혼자 견뎌낸 시간들이
그 사람 안에 함께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한 병의 와인에는 그 땅이 살아온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에게도 그 사람이 걸어온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시간도 헛되지 않습니다.

비록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게는 그 모든 시간이 모여 세상에서 하나뿐인 특별함이 됩니다.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여권이 없어도,
한 잔의 와인으로 우리는 세상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한 병의 와인은
한 지역의 역사이고,
한 계절의 기록이며,
한 땅의 기억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와인을 통해 세상을 조금씩 마시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피어나고
각자의 시간 속에서 익어가며
결국 하나의 풍경이 되어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 읽기 전에 잠깐!
와인과 조금 더 친해지고 싶은 초보자분들을 위해 준비한 가벼운 참고 자료입니다. 편하게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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