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無常)에 춤추는 수도자

인생이란 무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외로이 춤추는 수도자인가 ?

by최만섭


무상(無常)에 춤추는 수도자


며칠을 청해 겨우 마주 앉은 죽마고우,

백옥 같은 순두부를 사이에 두고 점심을 나누었다.


문득 귓가를 스치는 옛 음악.

1920년대 초 미국 애팔래치아산맥의 낯선 땅에 뿌리 내리던

이민자들의 고독이 만든 조용하고 아늑한 컨트리송 선율에

우리는 눈물을 흘렸다.


아득하고 가늠할 수 없는 무상의 조각 하나를 엄지와 검지로

잡아 올리는 찰나, 인간은 누구나 부처가 된다.


폭포수의 포효를 타고 가을 산들바람의 결을 지나온 무상(無常)이

마침내 엷은 갈색 호수 위에서 목욕재계하는 그 긴 침묵의 시간.


그 허무의 깊이 속에서 나는 비로소 새로 태어난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아, 인생이란 무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외로이 춤추는 수도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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