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 '생각'이라는 도구

생각만으로 얻은 결론은 대부분 '불가능'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by천원

"생각은 행동과 연결되어야 비로소 뭔가를 만든다."


성준은 시골집 앞 창문을 바라보며 혼자서 되뇌었다. 창문 밖으로 여름철 푸른 잎이 울창한 산의 일부분이 보인다. 집 안에는 에어컨이 켜져 있어 매우 쾌적하다.


싱크대에는 수박 껍질이 한가득 쌓여 있다. 이번 여름만큼 수박을 한껏, 맛있게 먹은 적이 없었다. 수박 껍질이 담긴 그릇을 들고 출입문을 열자, 집 안에서는 느껴본 적 없는 뜨거운 열기가 훅 들어온다. 창문을 통해 봤던 풍경, 눈이 상쾌해지는 풍경과는 전혀 다른 열기에 성준은 흠칫 놀란다. 그러나 수박 껍질을 버리기로 했으니 일단 나가서 어린 소나무 묘목 뒤편에 수박 껍질을 버리고, 다시 집 안으로 들어온다.ㅏ


생각과 행동의 관계는 마치 집 안의 사람과 닮았다. 집을 하나의 몸으로 보고, 집 안에서의 내 움직임을 뇌 안에서 일어나는 사고 활동으로 연결 지어 볼 수 있다.

뇌에서 온갖 생각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아 위험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은 반드시 위험성을 동반한다. 물질적, 심리적 자원이 이 위험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갖춰져 있다면 위험은 어느 정도 즐길만한 것이 되거나, 해결을 통해 자존감과 자신감의 비료가 된다. 반면 이를 아득히 뛰어넘는 위험은 피해야 할 것으로 간주되고, 이에 자주 노출되면 회피 성향이 몸에 익는다.


RPG 게임의 캐릭터 중 시작부터 이 두 가지를 능숙하게 해내는 것은 잘 없었다. 도적, 산적과 같이 민첩도가 높으면 공격을 잘 맞지 않지만, 방어력이 낮아 한 번 맞으면 큰 대미지를 입는다. 반면 전사, 탱커 같은 캐릭터는 민첩성이 떨어지는 대신 방어력, 체력을 높여 맞더라도 녹다운되기 전까지의 시간을 늘린다. 공격을 한다는 목적이 있더라도 몬스터에 대응하는 방법이 다르다. 정답은 없다.


성준은 '최적화된 방법은 있다.'라고 쓴 뒤, 잠시 머뭇거리다 백 스페이스를 여러 번 누른다. 최적화된 방법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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