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Episode 4
BUG #0003 — 『나를 죽여라』
이번에는 이항대립을 돌려놓겠습니다.
차이도 인식합니다.
색도 구별합니다.
고통과 쾌락도 구별합니다.
언어도 정상적으로 사용합니다.
기억도 있습니다.
단 하나만 삭제합니다.
‘나’라는 표상입니다.
이 존재에게는
“빨갛다”는 현상은 있지만
“내가 빨간 것을 본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고통”은 발생하지만
“내가 아프다”는 소유자가 없습니다.
“생각”은 발생하지만
“내가 생각한다”는 주체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입니다.
주체 없는 의식은 가능한가?
그리고 더 위험한 두 번째 질문.
만약 가능하다면, 우리가 평생 지키려고 하는 ‘나’는 실제 주체일까요, 아니면 수많은 현상을 하나의 연속된 개체처럼 관리하기 위해 두뇌가 만들어낸 인터페이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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