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을 누리지 못할 이유는 없으니까

내 삶이 머무는 곳, 작은 기쁨을 찾아낼거야.

byzeze

주말 오전, 미소 파트너님이 오시는 날이다. 배가 부쩍 자주 뭉쳐서 집안일을 내 성에 차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말에는 미소 파트너님께서 화장실부터 구석구석 손이 닿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써서 청소해주신다. 남편은 사우나에 보내놓고, 이불 빨래를 싹 돌린 뒤에 나는 서재방으로 들어와 일주일에 한 번 글쓰기를 위한 시간을 갖는다. 어느새 7월이 지나, 8월이 왔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약해졌고, 바닥에 나뒹굴기도 한다. 곧 입추가 올 것이고, 바람은 한 결 선선해지며 하늘은 높아지겠지. 나의 7월을 돌아보고, 다가올 8월의 날들을 다짐해봐야지.



루틴하고, 안정적인 날들

- 굉장히 루틴하고, 반복적인 한 달이었는데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꼈다. 매일 먹는 아침과 간식을 챙기고, 운동과 산바카라을 했던 한 달.


- 닥터 라이블리 연두 스무디를 매일 마신지 벌써 2개월차다. 일주일에 한 번 브로콜리, 양배추, 아보카도를 시켜서 일주일치를 갈아놓고, 아침에 출근하며 마신다. 요즘은 청상추와 애호박, 바나나도 추가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하루의 시작을 가장 건강하게 시작한다는 뿌듯함과 임산부가 챙겨야할 영양분을 충분히 챙기고 있다는 보람이 있어서 만족감이 크다. 무엇보다 몸이 가볍고, 철분을 먹는 중인데도 화장실을 잘 간다. 야채를 씻고, 찌고, 가는 그 40분 정도 되는 시간이 나의 힐링 시간이다. 연두스무디를 먹고, 보통 삶은 계란 2개와 올리브유, 그릭요거트와 견과류, 토마토를 같이 챙긴다. 확실히 요즘은 저번 임신보다 식단을 건강하게 챙기고 있는 것 같다. 배달음식을 피하고, 점심때문에 외식은 매일 하긴 하지만 그래도 밀가루나 떡볶이를 최대한 피해서 건강하게 먹으려 한다.


-일주일에 요가 2번, 필라테스 2번 루틴을 지키다가 여행을 다녀온 뒤에 배뭉침이 심해져서 필라테스는 2주 정도 쉬었다. 그래도 요가는 일주일에 두번씩 다녀왔고, 집중해서 수련했다. 요가는 하루의 고단함을 덜어내주고, 혈액순환과 아기와의 연결, 태교에 도움이 되는 느낌이라면, 필라테스는 통증이 있는 부위를 예민하게 찾아내 그 통증을 줄여내기 위한 근력과 관절운동을 하고, 부족한 등허리팔다리의 근력을 키우는데 집중한다.


-남편의 요리가 다양해졌다. 닭도리탕, 등갈비 김치찜, 망고흑돼지카레, 비빔국수, 콩국수 등등 맛있는거 정말 많이 해줬다.


-평일엔 운동끝나고 집에와서 저녁 산바카라을 하고, 주말에도 한강을 가거나 동네 까페에 가거나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날들이 많았다. 밤에 산바카라하면서 만나는 고양이들이 너무 귀엽다. 주말 낮에 산바카라할 때는 나무 아래 일렁이는 볕뉘가 아름다워서 한참을 쳐다본다. 햇살이 춤추는 것 같다.


-바카라을 정말 많이 읽었다. 양재 도서관과 회사 도서관에서도 많이 빌려 읽었고, 개인적으로 서점에 가거나 온라인으로 구매한 바카라들도 많았다. '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경험을 기획하는 일, 적독생활, 행복, 엄마의 두뇌태교, 리타의 정원, 그럼에도 육아, 희망, 밀레니얼 패밀리의 탄생,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림프마사지와 스트레칭에 진심이다. 산전마사지를 다녀온 뒤에 레몬물을 마시고, 림프마사지와 괄사, 발가락 스트레칭에 진심이고, 발가락 양말도 사고싶다.


-김버거의 노래 두개를 자주 들었다. '햇살을 누리지 못할 이유는 없으니까, 오늘은 좋은 날' 가사가 정말 너무 좋다. 햇살이 주제가 같다. 오늘은 좋은날을 들으며 춤을 추며 산바카라한 날도 있었다. 햇살이에게 또 과거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다.


찰나의 순간이 흐른 1초 전에 나 조차도 지금의 나는 잡을 수 없다는걸 알아 그래 대단함은 생각보다 필요 없었지 내 손이 닿는 곳 내 눈이 머무는 곳 그곳에 숨겨진 작은 기쁨들을 찾아낼거야


영원할 거라는 착각 속에서 찰나를 살고 있는 우리 아쉬움으로만 하루를 채우기엔 나의 오늘이 너무 아깝잖아 그래 기쁨만 가득한 건 아니니까 그래 완벽만 행복한 건 아니니까 햇살을 누리지 못할 이유는 없으니까 미소는 어디서나 피어날 수 있으니까 순탄하지 않다고 해서 한탄만 하고 있을 순 없지. 아직 헤매고 있을 과거의 나에게 이야기를 가득 채워 뜨워 보내줄 거야 오늘의 나는 행복과 함께 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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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웠던 일들

-임산부 프리패스가 가능한 을지로 산청에 출산을 1주일 남긴 임산부친구와 함께 4명이서 다녀왔다. 정말 너무 맛있었고, 출산 전에 가족들이랑 또 가고싶다.

- 인생 영화 중에 하나가 모아나인데, 실사판이 나와서 모아나 실사판을 보고 왔다. 내용은 동일했지만 노래를 한 번 더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7월에는 모아나 ost를 들으며 드라이브를 많이 했다. 당장이라도 항해를 떠나고 싶어지는 노래들이다.

- 정말 가고 싶었던 월악산 유스호스텔에 다녀왔다. 가기 전에 한바탕하고 가서 눈물바람이었지만, 서울을 빠져나갈 때 까지만해도 폭우가 쏟아져서 취소할까 고민했지만 도착하니 맑게 갠 날씨에 적당히 시원해서 너무 행복했다. 한적하고 아름다웠다. 산에 둘러쌓이고 싶다는 소원이 단번에 이루어진 날. 풍덩 수영하고 싶다는 소원이 단번에 이뤄진 날. 산과 강으로 둘러쌓인 한적하고 조용한 공간에서 수영하고, 피자와 수박 먹고, 낮잠자고 바카라읽고 놀다가 바베큐도 해먹고, 다음날 귀여운 조식도 먹고, 막국수도 먹고 아주 행복했다. 시원한 바람아래 누워 바카라 읽던 그 간지르르한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지금처럼 폭염으로 뜨거운 날씨가 아니어서 오히려 더 좋았다. 아가랑 노는 가족들이 많았는데 난 정말 아가를 안좋아했는데 요즘은 모든 아가들이 너무 예뻐보인다. 아가들과 놀아주는 엄마아빠의 모습들이 행복하고 멋져보여서 나의 미래를 상상하게 되었다.

-나의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났고, 그 친구들의 아가들도 같이 만났다. 중복이라고 백숙을 끓여준 친구라니 너무 귀한거 아닐까. 아가들이 아파트 수영장에서 놀 동안 나는 배가 뭉쳐서 계속 누워서 수다를 떨었지만 편안하고 행복했다. 친구에게 육아용품도 잔뜩 얻어왔다.

-엄마의 반찬과 농작물을 잔뜩 얻어먹은 한 달. 덕분에 건강한 사랑을 가득 채웠다. 햇살아 너는 알아야해. 할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대단한지.

-남산 한옥마을 앞 충정사에서 하는 사운드 테라피에 다녀왔다. 퇴근 후에 가는거라 약간 지각했지만, 그럼에도 금방 빠져들어 깊은 이완을 경험했다. 잠이 들었다 깼다. 태동이 정말 활발했다. 1시간 넘게 싱잉볼 소리를 듣고, 스님께서 소리명상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하루에 1번 5초만 들리는 소리와 그에 대한 나의 감정을 알아차림 해보라는 말씀. 끝나고 한옥마을 한 바퀴 걷고 집에 가는 길에는 아름다운 보름달이 밝게 빛났다. 그리고 그 날은 정말 깊은 잠을 잤고, 다음날까지 개운했다. 휴직 기간에 명상과 사운드테라피를 더 다녀보고 싶어졌다.

-휴직을 앞두고 좋아하는 동료들과 매일 점심 약속을 가지며 맛있는 걸 먹고 안부를 나누고, 같이 프로젝트를 끝낸 디자이너 동료가 아기와 나의 팔찌를 만들어 선물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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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0~24주의 증상

- 정말 피곤하고 무기력했다. 중기의 컨디션 좋다는 기세등등함이 무색하게, 정말 좀비같은 상태로 운동을 가서 제대로 못하는 날도 많고 계속 퀭하고 피곤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주말에도 뭔가를 하고싶지 않았다. 너무 피곤했다. 정말.

- 다리가 눈에 띄게 붓기 시작했고, 다리에 쥐가 나는 걸 처음 느껴봤다. 발가락부터 종아리까지 쥐가 나는데 너무 고통스러워서 울었다.

- 부쩍 배가 많이 나왔다. 20주의 배가 이정도였던가 싶을만큼 나왔다.

- 오른쪽 손목의 통증이 심각해서 파라핀도 해보고, 손목 운동을 많이했다. 8월이 된 지금은 통증이 좀 가라앉았다.

- 태동도 엄청나고, 배뭉침도 엄청나다. 이전에는 이렇게 까지 태동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아이가 아파서 움직이지 않았던 것일까 싶을 정도로 놀랍게 움직인다. 북을 둥둥 치는 것 같기도 하고, 에일리언이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고, 한 군데서 미는 것 같은 느낌은 동시에 팔다리를 확장하는 것 같은 발버둥 느낌으로 바뀌었다. 눈으로도 배가 흔들리는게 보일 정도여서 너무 신기하고 아름답다. 넌 도대체 그 안에서 뭘하고 있는건지 궁금하고 귀여워 죽겠다. 남편이 손만 대면 멈춰서 더 웃기다. 근데 그만큼 배뭉침도 심했다. 7/11 한시간에 12번도 넘게 뭉쳐서 응급실을 다녀왔고 그 이후로도 계속 뭉쳤는데, 여행을 다녀와서 수영을 너무 많이했는지 또 너무 많이 뭉쳐서 병원에 다녀왔다. 운동을 좀 쉬라는 처방을 받고 계속 누워서 쉬었더니 요즘은 다시 괜찮아졌다. 자주 뭉칠 때는 정말 무섭다.. 계속 주기를 체크하고 괜찮은지 묻는다.

- 화덕 생선 구이가 너무 먹고싶어서 산으로간 고등어를 다녀왔고, 엄마가 농사지어준 단호박, 옥수수, 가지, 애플수박, 토마토를 많이 먹었다.

- 감정기복이 좀 줄어들긴 했는데, 괜히 앞날이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이 들어 우울함이 오래 지속되었었다.

- 은채의 생일이 있던 달이어서 마음이 꽤 힘들었다. 작년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그럴 때마다 자바카라감과 슬픔이 몰려와서 힘들었지만 묻어두려하지 않고 더 자주 떠올렸다.

-새로 오픈한 산후조리원을 추가로 예약했고, 유모차도 보러 다녔다. 걱정했던 정밀 초음파를 잘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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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아주 울고 웃었던 날이다.

모두가 행복했던 시기를 지나, 하락장이 시작되었고, 처음에는 응줍의 시기인 줄 알고 물타기에 들어갔다가 된통 당하고 있다. 그래도 원래 적립식으로 모으기만 하고 거의 들여다보지도 않았는데, 요즘에는 주식때문에라도 경제와 세계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진다. 아침마다 한경 경제 브리핑을 듣고, 뉴스를 꼼꼼히 찾아보고, 반도체 시장의 변화에 대해 공부한다. 그래도 슬프다...


AI교육을 많이 들었다. 림님의 클로드코드 강의와 회사에서 하는 강의까지. 곧 휴직에 들어가는 나는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고민된다. 출산과 육아의 시기별로 챙겨야하는 산모와 아기에 대한 모든 것을 정리해주고, 챙겨주는 통합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걸 만들어볼까 싶기도 하고. 림님은 특히 클로드코드를 정말 잘 쓰시는데, 일상의 모든 업무를 자동화시켜두어서 메일 회신부터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아카이빙과 히스토리 누적, 정리, 그에 대한 회고와 다음 플랜까지 모두 자동화된게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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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은 어떤달이 될까.

-휴직을 앞두기 전에 포트폴리오 꼭 정리하고, 인수인계 잘 하기

-쉐이프오브타임 글쓰기 모임 참여하기

-아가 관련 인스타 계정만들기

-일찍 일어나서 아침 산바카라과 요가 하고, 운동도 낮시간으로 바꿔서 일주일에 4일 이상 하기

-원데이로 임산부 요가와 명상 클래스 다니기

-도예 클래스, 죽음의 바느질 클럽 배우기. 아기 용품 내가 커스텀 해주기

-하루에 집 한군데 정리하기. 최대한 가구를 새로 들이지 않고, 지금 있는 가구의 쓰임새를 찾기 위해 정리를 다시 해보기. 옷방, 안방, 서재를 순차적으로 정리해보자. 일단 안방 서랍장, 화장대, 붙방이장 갈아엎기. 옷방도 절반으로 짐 압축하기.

-서재 도배 알아보기.

-아기 맞을 준비. 육아공부하고, 준비물도 차근차근 준비하기

-무엇보다 잘 먹고, 푹 자고, 스트레스 안받으면서 즐겁게 지내기

-남편이랑 엄마랑 데이트 많이 하기.

-친구들 회사로 찾아가서 점심 먹기

-무!리!하!지!않기 욕!심!내지 않기 무조건 피곤하면 쉬고, 아무것도 안하고 싶으면 아무것도 안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