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영어로 풀지 못한다는 것

매일 학원에 가는 당신의 자녀는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by황준선

수학 문제를 영어로 풀 수 있는 AI를 만들었어요.

댓글 달아주시면 링크를 보내드릴게요.

지금은 무료랍니다!


영어유치원이나 국제학교를 나온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

그 차이가 어디서 갈리는지 한 번쯤 궁금해하신 적 있을 거예요.


보통은 돈을 떠올려요.

아니면 발음? 동창의 수준, 해외에서 살아본 경험 같은 것들요.


제가 보기에 가장 확실한 차이는 이거예요.


수학 문제를 영어로 풀 수 있느냐, 없느냐.


이 한 가지가

영어 시험을 잘 보는 아이와 영어로 생각하는 아이를 가릅니다.

문제풀이에 익숙한 아이와, 문제의 구조가 보이는 아이를 가르고요.


수학은 흔히 우주의 언어라고 하죠.

영어는 지금 세계가 함께 쓰는 언어고요.


그런데 우리는 이 두 언어를 다 어설프게 가르쳐왔어요.

수학은 정답을 빨리 내는 기술로 쪼그라들었고,

영어는 해석과 문법을 맞히는 과목이 됐죠.


그래서 아이들은 수학을 배워도 수학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영어를 배워도 영어로 생각하지 못해요.



문제 하나만 같이 볼까요.


자동차가 A에서 B까지는 시속 40km로 가고, 돌아올 때는 시속 60km로 왔어요.
평균 속력은 얼마일까요?

많은 아이가 40과 60을 더해서 2로 나눕니다.

50이라고요.


하지만 이 문제의 핵심은 평균 공식이 아니에요.

느리게 간 구간에서 시간이 더 많이 쓰이거든요.

그래서 전체 평균은 50보다 낮아져요.

중요한 건 이 관계를 아는 거예요.


이걸 영어로 설명해 보면 생각이 한결 또렷해집니다.

This is not just about two speeds. It is about total distance and total time.
The slower trip takes more time, so it pulls the average down.

이 문장을 말할 수 있다는 건 영어를 잘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수학적 관계를 이해했고, 그걸 언어로 풀어낼 수 있다는 뜻이죠.


모국어로 생각할 때 우리는 사고의 단계를 슬쩍 건너뛰어요.

특히 한국어처럼 맥락이 많은 언어에서는

"대충 이런 뜻이겠지" 하고 넘어가기 쉽죠.


예를 들면,

'괜찮아'라는 말 하나가

"좋아요"도 되고 "아니요, 됐어요"도 되는 것처럼요.

물론 그래서 우리 한국어가 가진 매력이 또 있죠.


그런데 영어로 설명하려면?

느낌적인 느낌으로 넘어가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영어로 수학을 사고하는 연습은 영어 공부이면서 동시에 수학 공부예요.

더 정확히는 사고력 훈련이고요.


이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거예요.

AI는 정답을 정말 잘 냅니다.

계산은 빠르고 풀이는 즉시 나오죠.


예전엔 더 빨리, 더 많이, 더 정확하게 푸는 게 실력이었는데,

그 일을 이제 AI가 훨씬 잘해요.

게다가 AI의 모국어도 영어고요.


AI를 잘 쓰는 아이는 "답 알려줘"에서 멈추지 않아요.

문제를 다시 정의하고, 조건을 나누고, 관계를 따지고, 가설을 세워요.

그리고 AI가 내놓은 답을 다시 검증하죠.


아이 한 명이 영어, 수학 학원만 다녀도

12년이면 7,200만 원이 들어간다고 해요.

서울에 가까워질수록 1억은 가뿐히 넘고요.


1억짜리 교육을 받고도 수학을 영어로 풀지 못한다면,

뭔가 잘못된 거 아닐까요?


이제 묻는 방식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정답이 뭐야?"가 아니라 "이 문제가 묻는 상황이 뭘까?"

"공식이 뭐야?"가 아니라 "무엇과 무엇이 연결돼 있을까?"

"몇 문제 풀었어?"가 아니라 "네 생각을 영어로도 설명할 수 있어?"


영어 학원도 수학 학원도 다 다니는데

아이가 영어로 수학을 풀지 못한다면,

부족한 건 아이가 아니에요.


영어와 수학을 너무 오래 따로 가르쳐온 우리죠.

https://eigenknot.com/math-in-english-knot-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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