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5억을 받으면 진짜 행복할까?

돈이 최고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

by황준선

저녁 자리에서였어요.

한 선배가 잔을 비우더니,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말했어요.


"결국 돈이 최고야."


그 선배는 그날만 그 말을 세 번쯤 했어요.

좋은 차를 몰고 왔고, 계산도 먼저 했는데도요.


처음엔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돈이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겠지, 하고요.


그런데 그 선배는 없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꽤 가진 쪽이었죠.


다만 좋은 차를 타도 별로 즐거워하지 않았어요.

여행을 가서도 못 쉬고, 비싼 음식 앞에서 맛보다 가격을 먼저 보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은 슬쩍 물어봤어요.

"형, 돈 말고 또 어떤 고민 있으세요?"


잠깐 말문이 막히더라고요.

그러다 건강, 자녀, 취미… 같은 답이 나왔어요.


틀린 답은 아닌데, 뭔가 겉도는 느낌이었어요.

어디서 누가 꺼내도 어색하지 않고 조금은 뻔한 그런 문장들이요.


그때 알았어요.

"돈이 최고다"는 순위의 문제가 아니구나.

돈 말고는 자기 안에서 또렷하게 잡히는 게 없다는 뜻이구나.


이상한 건, 이게 그 선배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예요.

돈이 정말 없어서 매일 쪼들리는 후배도 같은 말을 해요.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될 텐데..."


평생 못 가질 거라고 체념한 친구도 비슷해요.


"우린 어차피 안 돼. 다 돈 있는 사람들 얘기지."


처지는 전혀 다른데,

셋 다 돈에 매여 있다는 점은 똑같더라고요.


더 신기한 건 따로 있어요.

이 사람들, 정작 돈 고민이 사라지려고 하면 오히려 불안해해요.


빚을 갚고 통장에 여유가 생기면 보통 한숨 돌리잖아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며칠 만에 새로운 부족을 찾아내요.


더 큰 집, 더 늦어진 노후, 더 앞서 있는 누군가.


걱정이 사라지려는 자리에,

곧바로 다른 걱정을 채워 넣는 거예요.


필요했던 건 돈이 아니라,

걱정할 돈 문제였던 셈이죠.


생각해 보면 조금 이해가 가요.

빈자리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은 무섭잖아요.

그것보다 돈을 걱정하는 편이 차라리 견디기 쉬우니까요.

그래서 걱정은 풀리지 않은 채로 계속 곁에 남아요.


진짜로 뭔가를 누리는 사람은

그게 최고라고 매일 외치지 않더라고요.

건강한 사람이 건강 얘기를 굳이 안 하는 것처럼요.


그러니 "돈, 돈, 돈" 그 말이 자주 맴돈다면,

어쩌면 돈에 대한 욕망이 아닐지도 몰라요.

돈 말고는 아직 할 줄 아는 말이 없다는 뜻일 수도 있고요.


가진 선배, 쪼들리는 후배, 체념한 친구.

처지가 전혀 다른 세 사람이 왜 똑같이 돈에 매여 있는지,

조금 더 깊이 풀어본 글을 eigen knot에 적어두었어요.


소득과 행복을 두고 십수 년째 싸워온 연구들도 함께 들여다봤고요.

https://eigenknot.com/psychology-of-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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