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보다는 가볍고 산뜻한 마음으로 사랑하자
연애에 대한 글은 잘 쓰지 않아요.
심리학 안에서 가장 대중적인 영역인데도요.
누구를 분석해도 그쪽 성별의 거부감을 사고,
누구 편을 들어도 한쪽에만 듣기 좋은 글이 되니까요.
오늘은 그런 분란을 일으키려는 의도는 철저하게 배제하고!
우리가 자주 쓰는 두 문장만, 잠깐 들여다보려고요.
여자가 말하는 "존경할 수 있는 남자가 이상형이에요."
남자가 말하는 "걔 예쁘냐?"
표면적으로는 단정한 취향처럼 들리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먼저 여자 쪽입니다.
이해를 위해 거칠게 점수로 표현해 볼게요.
(사람에게 매기는 점수가 아니라, 관계 안에서 감각하는 상대적 위치예요.)
6점의 여자가 7점의 남자를 원합니다.
그 1점의 차이가 '존경'을 만들어내요.
1점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그런데, 막상 그 7점 남자가 자신을 6점으로 대하면 서운해요.
그래서 이 문장은 정직하게 번역하면 이렇게 돼요.
7점의 남자가,
6점인 나를,
8점의 여자처럼 대해주길 바란다.
여성성의 사랑은 '소유'의 형식을 띱니다.
그 사람이 내 곁에 충실히 머물지 확인하고 싶고,
그 확인 뒤에는 늘 불안이 따라옵니다.
6점으로 대하면 서운하고,
8점으로 대하면 '들킬까 봐' 또 불안하고요.
난 실제로 8점이 아니라 생각하니까요.
따라서, 그토록 원하던 '존경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났음에도
끝없이 시험하게 되는 건,
그 불안을 다루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에요.
이번엔 남자 쪽입니다.
남자는 자기 객관화를 잘하지 못해요.
그래서 자기 점수를 스스로 매기기보다,
자신을 선택한 여자를 통해 자기 위치를 가늠하곤 합니다.
"7점의 여자가 넘어오네? 그럼 나는 그 정도 되는 남자인가 보다."
문제는 그다음이에요.
"그럼 능력을 더 갖추면 8점 여자도 가능한가?"
그 능력이 돈이든 몸이든 그런 것들이 될 수 있겠죠.
남성성의 사랑은 '정복'의 형식을 띱니다.
한 영역을 차지하고 나면 곧 또 다른 영역을 원해요.
그래서 "사귀고 나면 남자가 변한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물론 지금은 남자, 여자 구분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한 사람 안에도 남성성과 여성성이 함께 있고,
어느 쪽이 더 강하게 작동하느냐의 문제죠.
진짜 축은 그래서 성별이 아니라 이거예요.
소유의 사랑인가, 정복의 사랑인가.
이 구분을 모른 채 시간이 흐르면,
두 사람은 결국 같은 말을 합니다.
"너 변했어."
하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시간이 흘러 민낯이 드러났을 뿐입니다.
연애에는 정답이 없어요.
아무리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끝끝내 오래 만나고 있다면 그게 그 두 사람의 정답이고,
아무리 애틋한 사이였더라도 결국에 헤어졌다면 그걸로 끝인 거죠.
너무 가볍나요?
그러나 최고의 연애 상대, 완벽한 배우자를 찾으려는
그 정답 같은 사랑을 찾으려는 태도가,
사랑을 가장 빠르게 망치는지도 모릅니다.
아니 연애와 이혼율을 보면, 그 태도는 잘못된 게 맞아요.
그러니 더 가볍게, 산뜻하게, 별 일 아닌 듯이,
상대 성별을 대하고 다가가는 것.
이게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글의 원문이 궁금하다면,
아래의 링크 eigen knot(아이겐 노트)에 들어가서 보실 수 있어요.
https://eigenknot.com/possession-and-conqu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