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빛으로 각자의 빛으로 우리는 종종 '하나 됨'을 쉽게 말하지만 그 이면의 폭력성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다. 같은 이름 아래 부름 받았다는 이유로. 우리는 때로 서로에게 너무 쉽게 참견하고 가혹한 잣대를 들이밀지 않았던가. 거룩한 내일을 꿈꾸며 기도를 올리던 입술이, 돌아서는 순간 누군가의 영혼을 찌르는 날 선 무기가 되는 모순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이 서늘해진다. 무심코 던진 말들에 타인의 마음이 남몰래 멍들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늦게 알아채곤 한다. 봄날의 들판을 가만히 걸어보면 안다. 하늘이 내어준 수만 송이의 꽃이 만발해도, 단 하나도 완벽하게 같은 모양. 같은 색을 가진 것이 없다. 저마다의 굴곡과 채도로 바람에 흔들리며 하나의 거대한 봄을 완성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자주 나의 색으로 타인의 도화지를 덮으려 했던가. '다름'을 '틀림'으로 재단하는 편견 어린 시선은 결국 서로를 시들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