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하는 바다

by미셸오

언젠가 카지노 게임에 아버지의 죽음에 관해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재작년 제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많이 지치고 우울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하필 교회에서 시작하는 제자반 훈련을 앞둔 상태였어요.

아버지가 2024년 1월 31일에 돌아가셨는데 제자반 훈련은 그 해 3월에 시작이었습니다.


그런데 다 귀찮고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쉬고 싶었습니다.

폐암으로 고통에 신음하며 돌아가신 아버지의 마지막 병상의 모습. 병실에는 의사가 고칠 수 없는 병을 가진 환자들이 수두룩 했습니다. 불치병과 죽음 앞에서 한없이 무기력한 나약한 인간의 모습들.


며칠 전 밥알을 삼키며 살아날 희망을 꿈구던 옆 침대의 할아버지가 오늘 죽으면 앞 침대의 할머니가 다음 날 숨을 거두었습니다.


숨이 끊기기 까지의 고통에 비하면 죽은 후의 절차는 너무 간단했습니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후 무기력해진 저는 교회에 이미 신청해 두었던 제자반 훈련을 그만두려했습니다. 내게 주어진 의무나 강제했던 그 어떤 것도 용납하기가 싫었습니다.

얽매이지 않게 자유하게 살겠다 그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교회에서는 모든 말씀의 공부나 제자 훈련의 과정을 두고 순종하라고 합니다. 저는 그 순종이 공동체에 들어가기 위한 통과의례처럼 느껴왔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반을 억지로 신청했던 것이어서 더 그랬습니다.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이 훈련을 빠져 나오리라 마음먹고 그해 4월에 호주 골드코스트의 광활한 바다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넓은 바다인지요. 가슴이 환하게 트이는 기분이었습니다. 반짝이는 흰모래사장과 길고 넓은 타원형의 바다. 얼마나 가득 담겨 출렁이는 바닷물인지.

그렇게 세차지 않은 파도는 하염없이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며 내 발 앞을 오갔습니다.

멍하니 한참 동안 그 바다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였습니다.


옛날 옛날에도 상처 입은 어린 마음을 편안히 감싸주었던 그 바다였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바닷물 소리는 내 상처 입고 지친 마음의 각질을 한꺼플씩 벗겨내었습니다.

그 출렁이는 거대한 바다...그러나 넘치지 않는 바다는 인간의 죽음조차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 커다란 물이랑을 달고 달려오던 바닷물이 내 발아래 와서는 비단처럼 얇게 펴지면 뒤로 물러섰습니다.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경계를 넘지 않는 바다의 순종을요.

그리고 그 순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았습니다.


그때의 바다의 순종.... 그것을 기반으로 작사를 한 것입니다. 나중에 다시 만들긴 했지만 아래 음악은 표지도제작이 안된 미완성 작인데 의외로 인기가 많아서 올려봅니다.


*가사*

주님의 파도


끝없이 몸을 밀어 쉼 없이 나아가나

정해진 경계 위에 순종하는 바다여

낮은 저 물결 속에서 산봉우릴 보며

제 자리를 지키며 꿈을 꾸는 물고기

수면 위로 비치는 저 빛을 따라서

내 영혼 주를 향해 고개를 드네

내게 주신 이 자리, 비록 작고 낮아도

주님의 파도 위에 내 삶을 맡기리

아무도 듣지 않는 깊은 밤일지라도

언제나 무릎 꿇고 주님만 바라보리


<완성본>

https://www.youtube.com/shorts/zFM7-dyBEtw


<초안>

https://www.youtube.com/shorts/6UruzKl06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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