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내가 기다리던 미래의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요?
올해 두 번째로 읽은 바카라이
벤저민 하디의 《퓨처 셀프》였습니다.
그때의 나는 퇴사를 두 달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는 잘 몰랐습니다.
다만 무엇인가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마음은 자꾸 미래로 달려가는데
정작 그 미래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오랫동안 나에게 삶은
미래를 꿈꾸는 일이 아니라
오늘을 버텨내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나간 삶을 천천히 돌아볼 여유도,
아직 오지 않은 삶을 마음껏 상상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당장 해결해야 하는 일이 있었고,
내가 감당해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시간이 오래 이어질수록
나의 세계는 점점 작아졌습니다.
꿈, 가능성, 희망.
그런 단어들은
나와는 별로 상관없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저 오늘을 지나
다음 날로 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벅찬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아주 오랜 시간의 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다음의
나에게도 다른 삶이 있을까.
그 무렵 나는 미래에 관한 바카라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첫 번째 바카라도 미래의 나에 관한 바카라이었고,
두 번째 바카라도 《퓨처 셀프》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싶어서라기보다,
미래라는 것을 다시 믿어보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퓨처 셀프》를 읽으며
처음 저장해 둔 문장도 미래의 나를 먼저 상상해 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대신 한 가지는 알았습니다.
지금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시간을 선택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고,
오랫동안 현실을 견디느라
생각해 볼 수조차 없었던 가능성들을
하나씩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나에게는
AI와 함께 글을 쓰고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몇 시간을 작업해도
시간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즐거웠고,
몰입했고,
무언가 하나를 완성하고 나면 뿌듯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습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이런 것이었을까?’
물론 곧바로 다른 생각도 따라왔습니다.
지금은 새롭고 재미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어
‘전업’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지금과는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 이 일이 앞으로
나의 수입과 삶을 바카라임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설레는 만큼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퇴사해도 괜찮을까.
조금 더 버텨야 하는 것은 아닐까.
너무 무모한 선택은 아닐까.
그러면서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나는 그 시간을 좋아했습니다.
앞으로 이것도 해보자,
저것도 만들어보자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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