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 위임했다가 망할뻔한 이야기, 재료 준비 노하우를 위한 현실 조언
오빠 지난번에 사전 준비작업에 대해서 말했잖아, 근데 왜 발주는 직접 해야 한다고 강조했어? 발주는 사장아 마지막에 돈을 쓰는 상황인데, 실제로 가장 중요한 의식? 같은 건데도 귀찮아서 남에 손에 맡기거나 알아서 해 하고 넘어가서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된 적이 많아, 결국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데 남에 손에 스스로 제살깎이를 하는 셈이지. 그건 알겠는데 좀 추상적이야, 쉽게 설명해 봐~
카페가 바쁘고 정신없을 땐 주문이 밀려 들어오면서도 한편으론 지출도 덩달아 늘어났다. 카페 특성상 데일리로 재료들을 소진하면 바로바로 채워 넣어줘야 판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데, 발주가 원활하지 않으면 당일 판매할게 없어지니 손님에겐 품절이라 말해야 하고, 다른 데 가버리면 매출도 하락하기에 재고와 발주 관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발주관리가 소홀한 순간 바로 매장은 풍요로워지나 사장의 주머니는 가벼워진다. 더군다나 현금이 왕인 외식경영에선 현금 부족으로 인해서 기회를 놓치는 것만큼 뼈아픈 건 없다.
내가 다른 사업이랑 겹쳐서 카페 업무에 소홀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땐 너무 정신없어서 재고관리, 인사관리, 발주관리 모두 담당자를 지정해서 진행했었거든, 근데 그 순간부터 돈을 못 벌기 시작한 거야, 이상해서 계속 담당자들에게 물어봤는데 모두 다 정당한 사유가 있으니까 반박도 못하겠더라? 왜? 정당한 사유가 있었으면 문제가 없던 거 아냐? 문제라고 하기에는 너무 쪼들리달까? 너무 없어 보여서 그냥 말을 더 이상 안 했는데,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현금유동성이 빠르게 소멸하는 거 있지? 나도 그런 적 처음이었어. 실시간으로 돈이 사라지더라니까!
왜? 재고는 항상 쟁여둬야 하는 거잖아?
그래 그것도 많지만 결국 근거 없는 주문은 정작 필요할 때 주문을 못하거나 지출이 안 되는 상황이 되니까 그땐 내 개인 돈을 꺼내 써야 하거나 아니면 타이밍을 놓친 체 다른 기회를 잡아야 하더라고.
가장 큰 원인이 뭐라고 생각해?
기준이 없었어, 그러니까 지출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가 없었던 거야, 그러다 보니까 담당자들은 불안한 마음에 이거 저거 시켜놓거나 아님 든든히 채워놔야겠다는 생각에 초과 발주를 하고 있었던 거지. 아 그럼 발주할 때도 재고는 적정기준을 지켜야 하구나, 맞아 그런데 그땐 그런 기준도 없었어. 원두는 많이, 설탕도 많이 많이! 그런데 그다음부터 발주금액이 몇십 프로 늘어난 게 아니라 두 배 세배씩 늘어난 거 있지?
그럼 그게 다 지출이야?
맞아 그게 다 지출이었어. 근데 더 충격적인 건...
충격적인 건?
현재는 잠시 회상에 잠겼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바빠진 건 좋은 징조였지만 그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채 기준도 없이 담당자를 지정해서 일을 맡겼던 것이 화근이었다. 관리에 경험이 많지 않은 매니저가 발주를 시작하자 매장은 재고가 넘쳐났고 공간은 비좁아졌다. 그렇지만 모두 다 사용할 제품이라는 생각에 어느 부분 안도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럴수록 현금은 부족해졌다. 그런데 정작 충격은 구매에 이었다. 가격비교는커녕 보이는 대로 구매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엥? 그럼 가격비교 없이 그냥 검색되는 대로 구매했다고? 차이가 많이 났을 거 같은데...
맞아, 한번 주문할 때마다 거의 30~50% 정도는 더 비싸게 샀더라! 그것도 같은 제품인데?
아니 그런데 오빠는 거래처 없어? 어느 정도 거래량이 있으면 유통사 껴서 진행하는 것도 좋잖아.
맞아 그래서 이곳저곳 유통사도 함께 일을 해봤는데 솔직히 좋진 않았어. 일단 유통사 입장에선 밀어내기를 어느 정도는 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수량이상 주문해야 배송이 된다고 말을 했었고, 담당자는 잘 모르니까 그럼 그거 주세요 하더라? 그러다 보니까 나중엔 공급가를 슬금슬금 올려도 몰랐던 거야. 다른 곳으로 바꾼다고 하니까 그제야 할인해 주겠다고 하는데 기가 막히더라고. 근데 가장 중요한 건 업체 측에 지급해야 할 돈이 계속 밀리는 거야. 업체도 힘들고 나도 나대로 힘들더라. 왜냐면 일단 유통사는 물건을 먼저 갖다 주는 게 보편적인데, 그러다 보니까 내가 지금 당장 써야 할 돈은 벌써 써버리고 나니까 월말 결제할 때는 정작 줄돈이 없게 되더라고. 그리고 한두 달씩 밀리는데 이거 정말 고역이더라.
결국 모두 다 정리하고 선결제로 바꾸거나 온라인에서 주문하게 됐어.
현재는 처음에 전화만 하면 물건을 가져다주는 식자재 업체가 참 고마웠다. 일단 외상거래지만 지금 당장 현금이 보존되서였다. 하지만 무서운 건 그 이후였다. 담당자가 일단 필요하고 급한 대로 주문하다 보니 어느덧 주문 금액은 계속 늘어났고 당월 처리해야 할 결제대금은 밀리다 보니 어느 순간 지급해야 할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렇다고 저렴한 것도 아니었다. 일정 수준 주문해야 가져다주기 때문에 공간은 비좁은데 재료는 넘쳐나는 경우도 있다. 판매제품이 많았을 땐 더욱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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