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카지노 작가가 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잘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계속 썼습니다

by유블리안

오늘로 온라인카지노 작가가 된 지 꼭 1년이 되었습니다.


1년 전 오늘, 온라인카지노 작가 승인 메일을 받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기뻤습니다.


사실 글을 쓴다고 해서 누가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당장 무언가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오래 바라던 회사에 합격한 사람처럼 몇 번이나 메일을 다시 열어봤습니다.


‘온라인카지노 작가가 되셨습니다.’


작가라는 두 글자가 꽤 낯설었습니다.


글 몇 편 썼다고 작가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싶기도 했고, 누군가 제 글을 읽는다는 사실도 조금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참 신기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작가야’ 하다가도 계속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다음 글의 제목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회수가 나오면 괜히 휴대폰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반응이 없으면 제목을 잘못 지었나 생각해 보고, 댓글 하나 달리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을 썼습니다.


무슨 거창한 사명감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쓰고 싶은 날도 있었고, 아무것도 쓰기 싫은 날도 있었습니다. 머릿속에서는 분명 재미있었던 이야기가 막상 글로 옮기면 세상 재미없는 이야기가 되기도 했고, 별 기대 없이 쓴 글이 예상보다 많은 사람에게 읽히기도 했습니다.


글이라는 게 참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1년 동안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세상을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짜증 나는 일이 생기면 그냥 짜증 나는 일로 끝났습니다.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누군가 황당한 말을 하면 화가 나다가도 문득 생각합니다.


‘이거 글감인데.’


회사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겨도 비슷합니다.


당장은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제목부터 떠올립니다.


화를 글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화가 안 나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화는 잘 납니다.


다만 예전에는 화만 남았다면 지금은 가끔 원고 한 편도 남습니다.


생각해 보면 꽤 괜찮은 거래입니다.


온라인카지노에 글을 쓰면서 사람도 많이 만났습니다.


얼굴도 모르고 목소리도 모르는 사람들이 제 글을 읽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제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짧은 문장들이었지만 그 말들이 오래 남았습니다.


글은 혼자 쓰지만 결국 사람에게 가는 것이라는 사실도 그때 알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글은 온라인카지노 안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바카라이 되었고, 출판으로 이어졌고, 다른 사람의 원고를 읽고 다듬는 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1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그렇다고 지난 1년이 특별한 성공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글이 많고, 다시 읽으면 지우고 싶은 문장도 많습니다.


어떤 글은 지금 보면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발행 버튼을 눌렀나 싶기도 합니다.


다행히 온라인카지노에는 ‘과거의 나를 찾아가 발행을 막는 기능’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두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때의 제가 쓴 글이니까요.


오히려 그런 글들이 있어서 지금의 글이 조금씩 달라졌다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은 쓰면서 배우고, 지우면서 배우고, 누군가에게 읽히면서 또 배웁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카지노 작가 1주년을 맞은 오늘, 스스로에게 대단한 말을 해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것 하나만큼은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잘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계속 썼다고.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바쁜 날에도 썼고,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도 썼고, 아무도 읽지 않을 것 같은 글도 결국 발행했습니다.


그렇게 한 편씩 쌓인 글이 어느새 지난 1년의 기록이 되었습니다.


1년 전 오늘의 제가 지금의 저를 본다면 어떤 말을 할까요.


아마 조금 놀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제 글 좀 잘 써?”


글쎄요.


그 질문에는 아직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이것만큼은 대답할 수 있습니다.


“아직 쓰고 있어.”


어쩌면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대답은 그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저는 다음 글을 생각합니다.


온라인카지노 작가가 된 지 1년.


그리고 아마 내일도 저는 또 한 줄을 쓸 것입니다.


400명의 팔로워 분들과 제 글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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