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두드리는 사람의 마음
누군가의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문 안에는 빚을 갚지 못해 숨을 죽인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문이 열리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채권관리사라는 직업은 오랫동안 부정적인 이미지 속에 놓여 있었다. 독촉 전화와 압류, 닫힌 현관문과 두려움 같은 단어들이 먼저 떠오른다. 누군가에게는 가급적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고, 누군가에게는 삶의 가장 힘든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남지만 작가의 글은 그 불편한 자리에서 시작한다.
그는 채권관리사라는 일을 미화하거나 변명하지 않는다. 돈을 빌린 사람에게 바카라임이 있다는 사실도, 채권을 관리하는 일이 때로 누군가의 삶을 더 깊은 벼랑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는 사실도 외면하지 않는다.
다만 그 차가운 숫자 뒤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
돈을 갚지 못해 텅 빈 냉장고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사람, 가족에게 말하지 못한 채 혼자 무너지는 사람, 한 달에 얼마라도 갚아보겠다며 다시 전화를 거는 사람. 그리고 문 밖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도 다시 숫자를 확인해야 하는 채권관리사의 마음까지.
밀리의 서재 밀리로드 세컨드하우스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된 남지만 작가는, 삶의 가장 낮고 어두운 자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오래 기록해 왔다. 그의 글은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거나, 상처를 감상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그 안에서 끝내 살아가려는 마음과 인간의 존엄을 조용히 바라본다.
《나는 채권관리사입니다》에는 채권과 빚의 이야기만 담겨 있지 않다. 돈과 죽음, 가족과 노동, 고독과 존엄에 관한 이야기가 함께 흐른다. 한 사람의 직업에서 출발했지만, 결국은 누구나 살아가며 마주할 수 있는 삶의 무게에 관한 기록이 된다.
채권관리사의 부정적인 이미지 너머에 있는 마음들, 그리고 숫자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은 전자바카라이 곧 출간된다.
《나는 채권관리사입니다》
누구나 빚쟁이가 될 수 있다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