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데 내가 더 받는다
사람은 가끔 자신이 아는 것을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어질 때가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도움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먼저 해봤으니, 내가 조금 더 알고 있으니, 상대가 덜 헤매도록 길을 알려주는 일이라고 여긴다. 작은 지름길 하나를 건네는 마음이다.
그런데 막상 알려주다 보면 이상한 순간을 만난다.
분명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일인데, 누군가에게 설명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쉽게 말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머릿속에서는 당연했던 과정이 입 밖으로 나오면 갑자기 복잡해진다.
나는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다시 생각하게 되고, 상대는 내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 앞에서 새로운 변수가 생긴다.
나는 그제야 깨닫는다.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은 익숙해서 지나쳤던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오래 해와서 몸에 배었을 뿐,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정리되어 있지는 않았다는 것을.
노하우라는 것도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한 줄짜리 팁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안에는 시행착오가 숨어 있다. 몇 번의 실수, 몇 번의 수정, 몇 번의 허탈함과 다시 해본 시간이 들어 있다. 그래서 노하우를 알려준다는 것은 단순히 방법을 전하는 일이 아니다. 내가 지나온 시간을 조금 덜 아프게 건네는 일에 가깝다.
그런데 그 시간은 나누어도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상대에게 설명하기 위해 과정을 되짚다 보면, 내가 왜 그렇게 해왔는지 다시 알게 된다. 상대가 막히는 부분을 보며 내가 처음 막혔던 지점도 떠올린다. 때로는 상대의 질문 덕분에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을 발견하기도 한다. 알려주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 나도 배우고 있는 것이다.
베푼다는 말은 때로 너무 거창하게 들린다. 큰돈을 내야 할 것 같고, 대단한 희생을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삶 속의 베풂은 의외로 작고 조용한 모습으로 찾아온다. 내가 아는 방법 하나를 알려주는 것. 내가 겪었던 실수를 솔직히 말해주는 것. 상대가 돌아가지 않아도 될 길을 조심스럽게 짚어주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은 상대에게만 남지 않는다.
내가 가진 것이 아직 누군가에게 쓸모 있다는 감각, 내가 지나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안도로 돌아와 알려주는 사람 안에도 남는다.
지식과 경험은 움켜쥐고 있을 때보다 꺼내어 나눌 때 더 또렷해진다. 설명하는 동안 정리되고, 질문을 받는 동안 넓어지고, 함께 고민하는 동안 깊어진다.
오늘 내가 아는 작은 것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작은 나눔은 다시 내게 돌아와, 내가 몰랐던 새로운 길 하나를 조용히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