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몰랐던 시간

by서영수

아주 오래전, 해 질 녘이었다.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서둘러 옮기면서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있다. 뉘엿뉘엿 하루해가 지는 모습이 무척 쓸쓸했다. 마치 내 마음을 아는 것처럼. 곧 내릴 어둠에 모든 것이 묻힐 것처럼 사방은 점점 조용해졌다.


찾는 이 없는 빈집에 홀로 남겨진 사람의 마음이 이랬을지도 모른다. 혹시나 하고 귀를 기울여보지만 아무런 기척이 없다. 사람이 모두 떠난 뒤에도 그 자리에 홀로 남아 있는 기분이란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풍경을 떠올리다 보면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날 때가 있다.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는 오랫동안 낮 시간을 혼자 보내셨다. 그때는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그 시간이 이제야 자꾸 마음에 남는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오래 무거워진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서영수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검사로 오래 일했습니다. 바카라을 읽고 글을 씁니다.

319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6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40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삶이 아닌 내가 모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