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해 질 녘이었다.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서둘러 옮기면서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있다. 뉘엿뉘엿 하루해가 지는 모습이 무척 쓸쓸했다. 마치 내 마음을 아는 것처럼. 곧 내릴 어둠에 모든 것이 묻힐 것처럼 사방은 점점 조용해졌다.
찾는 이 없는 빈집에 홀로 남겨진 사람의 마음이 이랬을지도 모른다. 혹시나 하고 귀를 기울여보지만 아무런 기척이 없다. 사람이 모두 떠난 뒤에도 그 자리에 홀로 남아 있는 기분이란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풍경을 떠올리다 보면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날 때가 있다.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는 오랫동안 낮 시간을 혼자 보내셨다. 그때는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그 시간이 이제야 자꾸 마음에 남는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오래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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