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걱정하거나 지나간 일을 후회할 때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말을 듣곤 한다. 굳이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오래된 격언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과거에 붙잡히거나 미래를 염려하느라 눈앞의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을 산다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은 붙잡으려는 순간 이미 지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는 나에게도, 언젠가 이 글을 읽을 누군가에게도 지금은 잠시 머물렀다가 사라진다. 지금 이 순간을 의식하지 않으면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지, 미처 깨닫기도 전에 또 하나의 순간을 흘려보낸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다자이 오사무는 어느 여학생의 일기를 참고해 썼다는 소설 『여학생』에서 주인공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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