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군가의 말에 영향을 받고 내가 하는 말을 통해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 정확히는 말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말을 지배하는 감정에 영향을 더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말도 감정을 실어 말하면 좋게 들리지 않는다. 조언을 해준답시고 섣불리 충고했다가 오히려 반발만 사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그러니 말하기 전에 내 감정부터 추스르고 볼 일이다.
친밀한 사이, 특히 부부 사이를 예로 들면 말이 아니라 말에 담긴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어떤 감정을 담아서 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확연히 달라진다. 맞고 틀리냐는 그다음 문제다. 내 말이 아무리 옳더라도 상대에게는 옳은 말로 들리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자신을 가르치려 한다거나 몰아세운다고 반발을 사기 쉽다. 최악의 경우에는 선의조차 악의로 받아들여진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는 부부 사이의 대화가 말의 논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섬세하게 그린 장면이 나온다. 오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피예르가 아내 나타샤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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