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별이 아무리 많아도 우리는 그 별을 다 헤아릴 수 없다. 별뿐만이 아니라, 눈앞에 분명히 보이는데도 끝내 셀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사람의 마음이다.
관계가 끝났다고 해서 마음까지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관계는 어느 날 멈추지만, 한때 누군가에게 향했던 마음은 한동안 제 갈 길을 찾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잊힐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기억은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시월의 서늘한 공기 속에서 오래전 봄날의 냄새를 떠올리듯이, 이미 지나간 어느 날의 온도와 빛이 이상할 만큼 오래 남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무엇을 그렇게 깊이 좋아했는지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다정함이었는지, 서툰 말투였는지, 아니면 그 앞에서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나 자신이었는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어떤 부분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남긴 흔적까지 함께 받아들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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