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함을 경계하고 또 경계했던

by서영수

조선 시대 규장각의 서고 한켠에는 스물네 권의 오래된 일기장이 잠들어 있다. 200년 전의 선비, 흠영 유만주가 남긴 기록이다. 스무 살에 시작해 서른넷의 생일을 며칠 앞둔 날까지 써 내려간 일기. 짧은 생애가 고스란히 활자 속에 남았다. 종이 위의 시간은 이미 사라졌더라도, 그가 남긴 사유의 흔적은 여전히 살아 있다. 그의 일기 속 한 구절이 인상적이다.


"사람이 일상의 환경에 젖어들어 변해 가면, 자신이 누리는 생활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스스로 알지 못하고, 당연한 것으로 보게 되는데 이는 아주 두려워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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