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미국 증시에서 나타났던 대부분의 하락장을 살펴보면 하락장은 종종 하락장을 만드는 '무서운 이야기'의 힘이 더 이상 강해지지 못하고 약해지는 지점에서 상승장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필자는 '무서운 이야기'의 힘이 약해지는지 여부로 상승장이 시작되었음을 진단하지는 않는다. '무서운 이야기'라는 것은 강해지는 경로에서 중간중간 약해졌다가 다시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만 놓고 보면, 대부분의 경우 미국 증시는 하락장을 만들었던 '무서운 이야기'의 힘이 약해지는 지점에서 상승장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서운 이야기'의 힘이 약해지는 지점에서 상승장이 시작된 사례는 멀리서 찾아볼 것도 없다. 다음의 역사적 사례들은 '무서운 이야기'의 힘이 약해지는 지점에서 미국 증시가 상승장을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1) 2018년 폭락장 : 경기가 둔화함에도 연준의장 파월이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올릴 것이라는 '무서운 이야기'가 시장을 지배했다. 사람들은 고집불통 파월 때문에 경기가 침체할 것이라는 '무서운 이야기'에 벌벌 떨었고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본능적으로 경기 침체를 걱정했기에 미국 증시는 고점 대비 15% 넘게 폭락했다. 그러나 파월이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 "통화정바카라에 인내심을 갖겠다"와 같이 발언하자 '무서운 이야기'의 힘이 약해지기 시작했으며 이 시점을 전후로 미국 증시는 V자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 2020년 폭락장: 코로나 사태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가 실물경제 셧다운을 시작하자,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본능적으로 경기 침체를 걱정했으며 미국 증시는 고점 대비 15% 넘게 폭락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셧다운을 조만간 해제할 것이라고 하자 '무서운 이야기'의 힘이 약해졌으며 이 시점을 전후로 미국 증시는 V자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3) 2022년 약세장: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이 점점 커졌으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는 과정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하고 이것이 길어질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걱정했기에 미국 증시는 10개월이라는 긴 기간 동안 하락했다. 그러나, 전년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이 % 상으로 더 이상 높아지지 않고 내려가는 모습이 보이자 '물가 상승률'이라는 무서운 이야기의 힘이 빠지기 시작했으며, 미국 증시는 이 시점을 전후로 상승장을 진행하게 되었다.
4) 2025년 폭락장: 트럼프의 관세라는 '무서운 이야기'의 힘과 함께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를 걱정했다. 그러나, 4월 9일 즈음에 트럼프가 '관세 부과 유예' 조치를 발표하게 되었고 이때 '무서운 이야기'의 힘은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시점을 전후로 미국 증시는 V자로 반등하며 새로운 상승장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왜 '무서운 이야기'의 힘이 약해지는 지점에서 상승장이 시작되는 것일까? 간단하다. '무서운 이야기'의 힘이 약해지는 것이 투자자로 하여금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다'는 심리를 갖게 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본능적으로 '손실회피경향'을 느끼기에 하락장이 진행 중이었는데, 투자자들 다수가 주시하던 '무서운 이야기'의 힘이 정점을 찍고 약해진다면 자연스럽게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으며 저점 매수의 기회다'라는 심리가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결과적으로 눈앞의 악재를 넘어 보다 멀리 내다보는 소수의 긍정적인 투자자들부터 자금을 투입시키기 시작하면서 미국 증시는 상승장을 시작하게 된다.
물론, 필자는 재차 강조하지만 '무서운 이야기'가 약해지는지 여부로 상승장을 판단하면 안 된다. '무서운 이야기'가 정점을 향해 강해지는 와중에도 '무서운 이야기'는 중간중간 얼마든지 약해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미국 증시가 '기술적인 반등'을 보여주지만, 보다 멀리 내다보는 소수의 긍정적인 투자자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돈을 유입시키기는 것은 아니기에 하락장은 계속된다.
역사를 살펴보면, 미국 증시는 '무서운 이야기'의 힘이 약해지는 지점에서 상승장을 시작하는 경향성을 보여줘 왔다. 물론, 이것은 사후적으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며 상승장을 진단하는 데 있어서 뚜렷한 효용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필자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글 다음에 'V자 반등이 만들어지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다음 글에서는 폭락장 이후 V자 반등을 만드는 심리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