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공부하면서, 왜 내 몸값은 안 올릴까

왜 우리는 월급 밖에서 부자가 되려 할까

byyour philosophy

20대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는데,

30대가 되자 모두가 중요하다고 말하기 시작한 것이 있다.


바로 ‘돈’이다.


20대 때는 돈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다.

돈보다 꿈이 중요하다고 했고,

그 나이에만 할 수 있는 경험이 있으니 마음 가는 대로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 시절 한 과장님이 내게 부동산 바카라을 한 권 사준 적이 있다.

“지금부터 알아두면 나중에 절대 후회 안 해.”

호의로 건넨 말이었지만 당시의 나에게 부동산은 별로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는 이야기였다.


그랬던 내가 이제 30대 후반이 됐다.

그리고 주변을 보면 모두가 돈 이야기를 한다.


20대에는 예쁜 것을 사고 좋은 곳에 놀러 다니는 데 관심이 많았던 친구들도 이제 만나면 부동산, 주식, 성과급, 배당금 이야기를 한다.

SNS만 봐도 친구들이 어디에 살고, 무엇을 사고, 얼마나 여행을 다니는지 자연스럽게 보인다.

예전보다 서로의 경제적 격차도 훨씬 잘 보이게 됐다.



그런데 우리의 돈은 여전히 회사에서 나온다


흥미로운 것은 따로 있다.

돈이 이렇게 중요해졌지만, 내 주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진 자산의 출발점은 여전히 월급이라는 점이다.

부모에게 큰 자산을 물려받았거나, 사업이나 투자만으로 상당한 부를 이룬 사람은 아직 주변에서는 소수다.

대부분은 매달 회사에서 받는 월급으로 생활하고, 그 돈의 일부를 저축하고 투자한다.


그런데 우리는 부자가 되는 이야기를 할 때 이상하리만큼 회사 밖을 먼저 본다.

부동산을 공부하고, 주식을 사고, 부업을 고민하고, 사업 아이템을 찾는다.

반면 하루에 8시간, 때로는 그 이상을 쓰는 회사에서 어떻게 내 몸값을 더 높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이야기한다.


이게 꽤 이상했다.

우리는 사실 가장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일에 쓰고 있는데, 왜 돈을 더 벌 방법은 자꾸 일 밖에서 찾는 걸까.


물론 이유는 충분하다.

지난 몇 년간 급여가 오르는 속도보다 부동산과 금융자산 가격이 훨씬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봤다.

월급을 받아 성실하게 저축하는 것만으로는 자산 격차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불안도 커졌다.


반면 인터넷과 SNS에는 투자나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자연스럽게 회사에서 승진하고 연봉을 높이는 길은 답답하고 오래 걸리는 길처럼 보인다.

때로는 회사에 열심히 다니는 사람보다 회사 밖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더 영리한 사람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에도 하나의 착시가 있다.

우리는 투자나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의 결과를 아주 쉽게 보지만, 그 과정에서 들어간 시간과 실패와 손실은 잘 보지 못한다.


투자로 의미 있는 자산을 만든 사람도 공부하고 실패하고 기다렸다.

사업으로 돈을 번 사람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렇다면 한 번쯤 이런 질문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 정도의 관심과 노력을 내가 이미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일에 투자한다면 어떻게 될까.



내 예상보다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연봉이었다


내 이야기를 해보면 조금 흥미롭다.

나는 종종 1년 후, 3년 후, 5년 후의 내 모습을 계획했다.

그중 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높은 수준으로 도달한 것이 하나 있다.


’연봉‘이었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그 연봉이 지금 자산의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한 번도 ‘돈을 많이 벌어야지’라는 마음으로 일한 적이 없다.

연봉을 높이기 위해 이직한 것도 아니었다.

나에게 맞는 직무와 산업을 찾아 움직였고, 더 많이 배우고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하려 했다.

물론 이직할 때마다 연봉 협상은 열심히 했고, 회사에 있을 때는 성과를 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출발점은 돈이 아니었다.

그저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일을 대충 하고 싶지 않았다.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때우듯 회사를 다닌다면 오히려 내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회사에 있는 동안만큼은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내고 싶었다.


조금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보상이 따라왔다.

더 큰 일을 맡게 됐고, 이직 기회가 생겼고, 연봉도 계속 높아졌다.


나중에야 알게 됐다.

회사에서 보상을 높이는 데에도 꽤 명확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어떤 일을 맡아야 하는지, 어떤 성과가 평가받는지, 어느 시점에 이동해야 하는지,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협상해야 하는지.

그리고 생각보다 큰 돈을 회사를 통해 벌고 있는 사람들도 꽤 많다는 것을.

연봉이라는 것도 재테크처럼 운의 영역만은 아니다.



왜 월급 밖에서 부자가 되려 할까


내 경험을 일반화 할 수는 없다.

산업과 직무마다 연봉의 상한도 다르고, 노력한다고 누구나 같은 보상을 받는 것도 아니다.

재테크 역시 당연히 필요하다.


다만 나는 우리가 ‘회사에서 돈을 더 버는 방법’만 유독 너무 빨리 포기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사업이나 투자로 돈을 버는 길이 회사에서 몸값을 높이는 길보다 반드시 쉽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온라인 게임인에게는 이미 경험이 쌓인 시장이 있고, 매달 현금이 들어오며, 무엇을 잘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지도 비교적 선명하게 보인다.


회사에서 받는 돈에는 언젠가 끝이 있다는 말도 한다.

맞다. 나 역시 그것이 두렵다.


하지만 사업소득도, 투자소득도 영원히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소득이든 유지하려면 결국 관리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회사에서 쌓은 경험과 사람, 문제 해결 능력은 퇴사하는 순간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것 역시 다음 돈을 벌게 해주는 자산이 될 수 있다.


연봉이 사람의 가치를 전부 말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직업 세계에서는 연봉이 내가 시장에서 어떤 일을 맡고 있고,

그 일에 얼마만큼의 보상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숫자 중 하나다.


그래서 연봉이 오르면 단순히 통장에 들어오는 돈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전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감각도 함께 따라온다.


그래서 가끔 궁금하다.

우리는 주식 한 종목을 고르기 위해 몇 시간씩 공부하고, 아파트 가격이 오를 동네를 찾기 위해 주말마다 임장을 다니면서

왜 정작 매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는 내 몸값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그만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까.


그 길이 너무 느려 보여서일까.

아니면 이제 우리는 회사에서 더 많은 돈을 버는 것 자체를 예전만큼 가치 있는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된 걸까.

왜 몸값을 높이는 건 촌스러운 일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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