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 취업도 남들 따라 했는데, 이제 와서 나는 뭘

늦게 발견한 나의 적성은 쓸모가 있을까

by이제이

살아보니 알겠다.


사람은

자신이 타고난 것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살아가며 만난 사람들,

해본 일들,

실패한 것들,

뜻밖에 잘했던 것들,

좋아서 붙잡았던 것들,

죽을 만큼 싫어서 도망쳤던 것들.


그 모든 경험이

조금씩 나를 만든다.


그리고 어느 날 돌아보면


그 경험들이 모여

내 인생이 되어 있다.


누군가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그때는

가수가 되려면 가수가 되어야 할 나이가 따로 있다고 했다.


배우도 그랬고

무용도 그랬고

운동도 그랬다.


어릴 때 시작해야 하고

젊을 때 데뷔해야 하고

때를 놓치면 늦었다고 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의 꿈은

이상하게도 나이를 먹으면서 사라졌다.


꿈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꿈을 꿀 수 있는 나이가 지났다고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세상이 꽤 많이 변했다.


50대에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는 사람도 있고

평생 해보고 싶었던 노래를 유튜브에 올려

자기 이름으로 사람을 만나는 사람도 있다.


꼭 방송국이 불러줘야 가수가 되는 시대도 아니다.


내가 부른 노래를

내가 세상으로 보낼 수 있다.


글을 쓰고 싶으면

누군가 잡지 한 면을 내어주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강의를 하고 싶으면

누군가 강의실을 빌려주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카메라 하나,

마이크 하나,

컴퓨터 하나만으로도

내가 가진 것을 세상에 송출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예전에는

기회를 얻어야 시작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시작하면서 기회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그러니 이제는

“내가 너무 늦었나?”라는 질문만으로

내 인생을 판단하기가 조금 어려워졌다.


오히려 이렇게 물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지금의 나는 무엇을 세상에 내보낼 수 있을까.”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적성을 찾으라고 하면

스무 살 무렵의 장면을 떠올린다.


대학 전공을 고르던 때.


수능 점수에 맞춰 학과를 정하고

친구들이 많이 가는 학교를 선택하고

부모님이 전망이 좋다고 한 직업을 찾아가고.


그때는 그것이

내 적성을 찾는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건 적성을 찾는 일이 아니라


슬롯가 준비해 놓은 선택지 안에서

내 자리를 고르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상하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그렇게 어렵게 취업하고

그렇게 오랫동안 온라인 게임생활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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