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컬렉션

내 입안, 작은 갤러리

by이영선

언젠가 말한 적이 있지만, 내 이를 한 벌만 다시 나게 해 준다면... 아, 아니다. 내 모든 육체를 새로운 곳에 새롭게 안착시키려면 그냥 빨리 잘 써서 소멸시키고, 비행기표와 시민권도 필요 없이 그냥 원하는 곳에 가서 새로운 생명체로 태어나는 것이 더 가성비가 높은 방식일 것이다.


잠시 치아에 대한 헛된 소망, 혹은 미련을 버린다.


치과에 가기로 약속은 했지만, 내 몸이 이질적인 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아, 이제부턴 내 몸의 크고 작은 세포의 우주들에게 변화를 수용하라고 계속 신호를 보내야 했다. 내 마음이 불편하면 내 몸은 그렇게 반응할 것만 같았다. 임플란트라는 것을 거부하려고 맘고생을 하며 몇 주를 보냈는데, 이젠 이를 수용하라고 말하려니 착잡했다.


'하지 말까? 할까?' 여전히 망설임과, 두려움과 공포와 회의와 자바카라 등이 내 마음을 비집고 들어섰다. 그깟 치아 하나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깟 치아 하나는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만큼 대단한 것이며, 그건 누구라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몸이라는 생명체에 어지간히도 무던한 사람이 아니면 말이다. 예약을 지키는 것은 나와의 약속이었다. 한 번 더 미뤄볼까 하다가 그러면 안 된다고 나 자신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어차피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 날들이 계속될 것이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이영선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춤추고 쓰고 그리고 만드는 통합창작예술가. 장르와 경계를 녹여내어 없던 세상을 만들고 확장하는 자. 그 세상의 이름은 이영선입니다.

130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1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정답이 아닌 납득 가능한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