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키우는 것들은

백일 전에는 피겠지?

by이영선

작년에 나무가 죽어서

흙만 담긴 커다란 화분이 심심해 보여서

올봄에 백일홍 꽃씨를 뿌렸다.


한 달도 더 지났는데

뿌린 씨앗은 다 어디로 가고

그중 몇 개만 싹이 나더니

가장 큰 것도 이제 겨우 엄지손가락만큼 자랐다.


태양이 부르고,

바람이 부르고,

비가 간지럽히고,

옆에 나무와 풀꽃들이 같이 놀자고 부르는데도

아직도 쑥쑥 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개는 땅 위로

고개도 내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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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고 쓰고 그리고 만드는 통합창작예술가. 장르와 경계를 녹여내어 없던 세상을 만들고 확장하는 자. 그 세상의 이름은 이영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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