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 전에는 피겠지?
작년에 나무가 죽어서
흙만 담긴 커다란 화분이 심심해 보여서
올봄에 백일홍 꽃씨를 뿌렸다.
한 달도 더 지났는데
뿌린 씨앗은 다 어디로 가고
그중 몇 개만 싹이 나더니
가장 큰 것도 이제 겨우 엄지손가락만큼 자랐다.
태양이 부르고,
바람이 부르고,
비가 간지럽히고,
옆에 나무와 풀꽃들이 같이 놀자고 부르는데도
아직도 쑥쑥 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개는 땅 위로
고개도 내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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