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과를 좋아한다.
아침이면 사과 하나를 깨끗이 씻어 네 등분한다. 껍질은 벗기지 않는다. 씨가 있는 가운데 부분만 도려내고 한 조각씩 베어 먹는다.
아삭.
사과는 이 소리가 좋다.
껍질이 톡 하고 터지고 과육이 씹히면서 단물이 나온다. 유난히 향이 좋은 사과를 만나는 날에는 한 조각을 다 먹기 전에 다음 조각에 손이 간다.
특별히 좋아하는 사과를 파는 매장도 있다. 그곳에 갈 때면 한 봉지씩 사 온다. 제법 묵직한 봉지인데도 며칠 지나지 않아 바닥을 보인다.
예전에는 사과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사과는 그냥 사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여러 종류의 사과를 접하면서 사과도 저마다 참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빨갛고 반질반질한 사과가 있는가 하면 노란빛이 도는 것도 있고, 초록빛 사과도 있다. 새콤한 사과가 있고 아주 단 사과도 있다.
식감도 다르다.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단단하게 아삭거리는 것이 있는가 하면 조금 푸석하게 부서지는 것도 있다. 유난히 향이 좋은 사과도 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먹어보았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아, 나는 이런 사과를 좋아하는구나.
향이 좋고 적당히 단단한 사과.
껍질째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아삭 소리가 나는 정도의 단단한 사과
생각해 보면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어렸을 때는 남들이 좋다는 것이 좋아 보였다. 무엇을 고를 때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보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궁금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조금 달라졌다.
대중적으로 좋은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이 꼭 같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도 그렇고, 음식도 그렇고, 내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그렇다.
예전보다 조금 천천히 지내는 것이 좋고, 시끌벅적한 곳보다 편안한 사람들과 오래 이야기하는 시간이 좋다. 잘 차려진 음식도 좋지만 집에서 먹는 소박한 한 끼가 더 마음에 드는 날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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