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나무 단상斷想

by납작콩

집 앞에 목련나무가 있다.

매년 4월 중순 즈음에 항상 어김없이 목련 꽃이 활짝 핀다.

이번 해에는 그 목련 꽃의 만개滿開한 모습이 너무나 고상하고 아름다워 사진기에 담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눈부시게 하얗던 꽃잎들이 하나둘씩 바닥에 떨어졌다.

꽃잎들은 갈색으로 변하며 땅과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 후 집에 들어가고 나갈 때마다 꽃을 잃은 나무의 상태를 걱정스레 살피며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뜨거운 여름날이 되고 몇 번의 비가 오고 난 후

목련나무는 또다시 너무나 싱그러운 초록 잎을 내어놓고 있었다.

예전의 나는 목련을 꽃으로만 기억했다.

꽃이 너무 빨리 져 버린다고 아쉬워했고, 바닥에 떨어져 갈색으로 너무 빨리 져 버린다고 아쉬워했고, 바닥에 떨어져 갈색으로 변한 꽃잎을 보며 어느새 아름다움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목련은 유난히 짧게 피고, 유난히 빨리 초라해지는 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목련은 꽃을 잃은 뒤에도 자신의 시간을 멈추지 않았다. 뜨거운 햇살을 견디고,

몇 차례의 비를 지나며 묵묵히 다음 계절을 준비하고 있었다.

목련의 아름다움은 만개한 꽃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시간을 견디는 인내에도,

아무 말 없이 초록을 길러 내는 생명력에도 있었다.

나무는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시간에도 쉼 없이 살아간다.

꽃이 사라졌다고 아름다움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초록 잎으로 살아가는 목련은 꽃을 피우던 봄만큼이나 고요하고 단단하게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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