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협업은 마음이 아니라 구조다.

동료의 성공이 나의 위협이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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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동료가 큰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소식을 들었다.



축하한다는 말이 먼저 나가야 했는데,

마음속에서는 다른 게 먼저 올라왔다.


"저 친구가 잘하면, 이번 달 순위에서 나는 어디쯤일까?"


이 감정을 느껴본 영업사원이라면 알 것이다.


나는 이 감정을 오래 부끄러워했다.

그런데 20년 넘게 영업 현장에 있으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


이건 내가 못돼서가 아니다.

그렇게 느끼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매달 숫자로 평가받는 사람들


영업은 기본적으로 개인 성과주의로 돌아간다.


매달, 매주 개인별 실적을 평가받는다.

이런 시스템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나만의 영업'을 하게 된다.


같은 부서 안에서도 동료와 경쟁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협업이 안 되는 건, 영업사원이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다.


회사 구조가 애초에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쟁 구조가 협업을 막는 이유


개인 순위와 인센티브 경쟁이 강한

조직에서는 제로섬처럼 느껴지기 쉽자.



정해진 예산과 정해진 인센티브 재원 안에서 실적을 나눠 갖는 구조다.


누군가 잘하면,

상대적으로 내 몫이 줄어든다고 느낀다.


이런 구조 안에서는 서로 돕고 정보를 나누는 행동이 오히려 손해로 여겨지기 쉽다.


동료를 돕는 일이,

나의 순위를 깎아 먹는 행위처럼 인식되기 때문이다.






노하우를 지키려는 역설


흥미로운 건, 성과가 좋은 영업사원 중에는 자신의 노하우와 고객 관리 방식을 쉽게

공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



역설적이다.


조직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오히려 그 역량을 자기 안에만 가두어 두는 셈이니까.


나도 한때 그랬다.


몇 년에 걸쳐 정리한 나만의 상담 스크립트를,

후배가 물어봐도 대충 얼버무린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지만,

그때는 그게 '생존'이라고 믿었다.






도와줘도 손해라는 인식


이런 정보 독점의 밑바탕에는 신뢰의 부재가 있다.



"내가 저 사람을 도와주면, 저 사람도 나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믿음이 없으면,

협업은 시작조차 되기 어렵다.


과거에 도움을 주고도 돌아오는 게 없었던 경험이 쌓이면,

그 신뢰는 더욱 낮아진다.






기여해도 남는 게 없는 구조


협업의 결과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동료의 계약 성사를 도와 함께 밤늦게까지 자료를 준비했다고 해도,

평가표에는 그 흔적이 남지 않는다.


반면 개인 실적은 숫자로 명확하게 기록된다

.

사람은 결국 측정되고 보상받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말로만 강조되는 협업


부서 간,

개인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것도 협업을 가로막는다.



이른바 '사일로 문화'다.


옆 부서,

심지어 옆자리 동료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벽을 허무는 역할은 결국 리더의 몫이다.


그런데 리더가 협업을 '말'로만 강조하고,

'시스템'으로 뒷받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회의 때마다 "서로 도와야 한다"는 구호는 나온다.


하지만 실제 평가 기준이나 보상 체계,

업무 프로세스는 예전 그대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해법은 시스템이다


영업 부서는 매달 달성해야 할 목표가 존재한다.



계약 건수, 계약 금액, 판매 금액이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늘 단기 매출의 압박을 받는다.


이 압박이 겹치면서,

협업이라는 좋은 기능을 가로막는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팀의 리더가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정비하고 운영해야 한다.


영업사원은 매출 달성 과제 앞에서 이미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특히 월말이 가까워질수록 그 업무 강도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협업까지

개인의 선의에만 맡겨둔다면,

협업은 결코 자연스럽게 일어나지 않는다.


협업이 일어나게 하려면,

사람의 마음가짐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





오지홍 세일즈 강사 (세일즈마케팅연구소 강사)


23년간 영업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고 상담해 왔습니다.


현재 세일즈마케팅연구소를 운영하며,

초보 영업자가 고객과 신뢰를 쌓고 상담 후 다시 연락하는 방법을 강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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