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인의 삶에 관하여
부제 때문에 어제 야간근무 바꿔 섰는데 그 조의 다른 팀장이 오늘 아침 식사시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팀장님, 오늘 OO업체하고 하는 회의 2주 후로 연기됐답니다."
평소 같은 조가 아닌 사람이었고, 나보다 한 살 아래이고, 여성이고, 그다지 친하지 않은 편이었기에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머릿속이 빠르게 회전하며 '대처' 방식을 떠올리는데 "히히, 만우절인데~" 했습니다.
"......!"
참 실없는 사람이구나, 하고 말았습니다.
20분 경과 후 직원들이 하나둘씩 출근합니다.
"어이, 고대리. 오늘 회의 2주 후로 연기됐어." 해봤습니다.
"에이~ 팀장님 안 속아요."
나는 왜 실없는 사람을 속으로 욕해 놓고 똑같이 아니, 더 실없는 사람이 됐을까 자바카라하는 중입니다.
1주라 했으면 안 속았을 텐데 2주라서 속았다? 변명하고 싶지만 더해봐야 실도 없고 바늘마저 없는 넘이 될 것 같아 그만두었습니다.
긴장감 속에 나날이 흘러가지만 일 년에 한 번 정도 실없는 사람이 되어 잠깐 웃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