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집, 첫눈
서준은 출근을 서둘러 현관을 나섰다.
다소 소란스러웠던 주말 오후가 지났지만 아래층은 언제나처럼 여전히 조용했다.
다만, 어제 오후와는 다르게 이른 아침을 밝히는 불이 거실 창 밖으로 보였다.
어제 일로 홀로 뒤숭숭한 시간을 보냈는데 아침 이슬에 커다란 거미가 매달린 거미줄이 새로 쳐져 있었다.
<아이들이 또 오겠군.>
서준은 아랫집은 하지 않는 걱정으로 출근길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가을이 점점 다가오는 것이 실감 나는 오후, 촉촉하게 비가 내렸다.
봄비와 다르게 가을비는 서늘한 공기를 데려 온다.
<뭐 먹지.>
거미줄 생각에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비도 내려 점심시간도 별로 반갑지 않았다.
"서준 씨, 점심 안 먹어? 우리 칼국수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가자."
"다녀오세요. 저는 오전 일 좀 마무리해야 해서요."
있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 점심 약속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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