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집, 첫눈
"여기서 놀지 말고 어서 가요."
오후의 조용한 시간이 밖에서 아이들이 노는 소리에 깨져버렸다.
"저기 거미줄에 거미 있어. 진짜 크다."
"저거 잡자."
서준은 베란다 문으로 내다보다가 아이가 가스밸브가 있는 쪽으로 들어갈 것 같아 밖으로 나갔다.
아래층 베란다 밖에는 작은 터가 있다.
예전 사람이 살 때에는 집에서 먹을 채소를 가꿔서 제법 정리가 됐는데 이후에 이사 온 사람은 생활 패턴이 다르다 보니 마주칠 일도 없어 누군지도 잘 모른다.
휴일에도 집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베란다 밖 공간은 가을이 깊어지며 떨어진 나뭇잎과 어디선가 날아온 쓰레기로 지저분한 데다가 거미가 집을 지어 굵은 거미줄이 엉켜 있었다.
그래서 킥보드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던 호기심이 넘치는 아홉 살 아이들의 눈길이 자연스레 멈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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