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운다. 아침 안개가 주변시야를 가리는 것이 세상에 대해 무지한 나와 잘 어울리는것 같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선사시대관을 본 뒤에 나의 심리가 1894년에서 더 거슬러올라간 3천년전으로 회귀했다가 오늘 아침 심리를 현재로 가져와야겠단 생각을 했다. 나의 몸과 생활이 현재에 있기 때문이다.
현대도 사실 선사시대와 크게 다를바없다. 서울의 즐비한 건물들은 빽빽한 선사시대의 정글과 별반 다르지않다. 그때 살았던 검치 호랑이나 승냥이, 코요테, 울버린, 커다란 뱀 등은 지금도 서울같은 도시숲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데 단지 내란범, 사기꾼, 법비강도, 친일파 등으로 모습과 이름을 바꾸었을뿐이다.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선사시대에도 근현대의 전범국 개일본파, 친이스라엘파, 엡스타인파 외 왜구나 영국해적들 같은 무지한 야만인들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은하의 단면도같은 정규본포곡선처럼 호모사피엔스들의 슬롯엔 다양한 종류의 인간들이 있고 거기엔 착하고 선하고 멋진 사람들도 있는 반면 짐승같거나 짐승보다 못한 왜구해적같은 자들도 늘 있어왔던 것이다.
나는 큰 미련없이 심리를 다시 현재로 되돌리기로 했다. 다만 선사시대 사용했던 벽돌과 크게 다를바없는 벽돌들이 눈앞의 방안에보인다. 선사시대 사용했던 토기와같은 사기그릇이 크기와 형태는 조금 달라지긴했어도 눈앞에 보인다. 선사시대에도 살았던 나무들, 3000년전에도 울었을 새들, 선사시대에도 물속에서 헤엄쳤을 개울의 물고기들, 비율과 야만의 방법은 조금 달랐을지라도 아무튼 선사시대에도 있었을 귀여운 동물들, 무식한 짐승들, 야만인들도 여전히 보인다. 나는 장구한 시간의 흐름속에서 호모사피엔스라는 나의 존재를 인식한 것이다.
-
심리가 과거에서 돌아와 현재를 살펴보니 몸은 40대가 되어 뱃살이 1센치정도 나오기시작했다. 엄지와 검지로 뱃살을 잡았을때 두께가 2센치이니 배부분의 피하지방이 1센치정도 되었다는걸 알수있다. 운동을 해야 한다.
과거에 사람들은 말이나 노새를 탔겠지만 요새 내가 타는 자동차(일명 로시난테2)는 엔진이 오래되어서인지 소음과 진동이 조금 더 망가지면 주변에서 탱크인줄 알정도가 되어간다. 차 앞유리 윗부분은 얼마전 눈에안보이는 작은 돌에 맞았는지 처음엔 콩알만하던 균열이 지금 1미터정도로 길게 늘어나서 차유리 윗부분에 창문용 아스테지를 붙여놨다. 다행히 윗부분의 균열이라 운전에는 지장이 없다.
이렇게 약해져가고 망가져가고 피폐해져가는 몸과 심리와 생활이지만 난 이런 상태가 아주만족은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만족스럽다. 이렇게 선사시대와 별반 다를바없는 현대슬롯에서 의식은 여전히 이제 막 어둠이걷히시 시작한 어두운 수준인데 차와 집이 너무 화려하고 빛나면 너무 안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럴바엔 차라리 고릴라가 최고급사양벤츠나 람보르기니에 타고있는걸 보는것이 더 잘 어울릴것이다. 아무튼 나의 몸과 무지와 심리와 생활이 부족하고 미비하고 흔들리며 나아가는 것이 그럭저럭 세상과 어울리는것 같다.
이곳 주변에는 선사시대와 같이 나무에서 열매가 달리고 있다. 조만간 또 바빠지기전에 열매가 익는대로 채집을 해야겠다. 산행, 운동도 할것이다.
대략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망가져가는 몸과 로시난테2와 함께 수백만년이나 수만년전이나 3000년전과 별반 다를바 없는 현대슬롯를 살아가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은 것이다. 나무열매를 갈아서 우린 즙(커피)을 마시러 가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