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밤에

by까마귀의발

오랜만에 건조한 날씨에 비가 오면서 저기압 탓인지 어딘가 불안한 밤이다. 이 불안함이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것인지 생각해본다. 한라산의 기후변화로 인해 고사해가는 주목나무를 보고 내가 키우는 주목 몇그루가 불안해진걸까? 죽어가는 중동의 사람들을 기사로 보지만 작년과 달리 생활비를 절약하느라 기부를 안해서일까?어제 집안에 코끼리그림을 새로 들여와서 일까? 어쩌면 이 모든것들이 요새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거나 느껴져서 인지도 모르겠다.


'한라산 고운 하얀 모습보면 맘이 하영 찬찬해지는게 마씀' 이것은 '한라산의 푸르른 순백의 모습은 마음을 한결 차분하게 한다'를 제주도말로 번역한 것이다. 나는 제2외국어로 제주도말을 배울까 생각중이다. 그리고 제주도갈때 만나는 사람들에게 제주도말로 말하는 것이다. 가령 공항에서 짐을 부칠때나 귤을 살때 제주도말을 사용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어쩌다 제주도 현지분을 만나면 귤을 1봉지값에 2봉지를 줄지도 모른다. 원래 내가 고교시절 배웠던 외국어는 프랑스어였는데, 비록 20점 전후여서 몇마디밖엔 모르지만 아무튼 이번에 미국의 무고한 팔레스타인, 베네수엘라 그리고 이란의 시민들 학살전쟁(이스라엘과 공범)에 서유럽국가들이 동조하는걸 보며 프랑스에 대한 모든 흥미가 사라졌다. 프랑스사람을 만나게되더라도 제주도말로 말하는 거다. 제주의 한라산은 나의 심경에 이렇게 변화를 일으킬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있는 산이었다. 나중에 새로 오두막 지을 일이 생기거든 이번엔 나무말고 제주도 화산석으로 까만 돌집을 짓고 싶다.

내가 짓고 싶은 돌집모습


마당엔 주목들을 잔뜩 심고 작은 온실을 만들어서 귤나무도 심어놓는 거다. 제주도갈때 화산석을 배낭가득 주워와서 정수기 필터를 제주화산석으로 만들어서 물에서 삼다수맛이 나도록 하는거다.

취기가 올라온다. 불안감은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아마도 이 시대엔 누구나 함께 안고가야할 운명적인 것일것 같다. 기후변화는 진행중인데 인간슬롯는 망가져가고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면에서 인간이란 사피엔스 영장류슬롯가 고릴라집단보다도 못하다는걸 이제는 알게되었다. 검은색 혹은 회색고릴라들하고 함께 지내는게 차라리 덜 불안할지도 모른다. 인간인 우리의 불안감은 운명같은 거다.

조금만 더 비오는걸 보다가 자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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