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의 일상

by까마귀의발

토요일 아침이다. 일단 한라산이 생각나서 제주도가는 비행기들을 검색해보고 비행기가 여러대 있음을 확인한뒤 안심하고 화분 분갈이를 했다. 지인이 선물해주거나 지나가다 꽃집에서 사온 꽃들을 보면 그 좁은화분에서 꽃까지 피워내느라 숨막혀하는게 느껴지는것만 같다. 시간이 난 오늘아침 바로 더 넓은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준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기존의 화분에서 포기를 꺼내니 식물이 꽉차다못해 뿌리가 공간을 찾아 빙빙 둘러있는것도 있었다. 분갈이를 마치니 꽃들이 고맙다며 나에게 활짝 웃어주는것만 같았다.

일전에 어느 작가님이 나의 글들에 대해 짧은 평을 한 기억이 났다. '아무 얘기나 다 쓴다' 정말 정확한 지적인것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나도 새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들이 하루중 얼마나 수다스럽게 지저귀는지 곁에서 지켜본다면 잠잘때 빼고는 지치지않고 떠드는 그 엄청난 에너지에 놀랄 것이다.

떨리는 심장을 가다듬으려는듯 조용히 커피를 한잔 마셔본다. 삶에서 무엇이 그리 중요하고 바쁘길래 늘 이렇게 분주하고 떨리는 것일까?


우리집안은 조선시대까지는 명문가 집안이었다. 내가 10대때 고교3년중 2년은 엄마몰래 학교를 땡땡이치거나 숙제를 정말 한번도 안해가서 거의매일 손바닥이나 빠다를 맞고 매일맞아도 절대 숙제안해가는걸 보며 '강하다'는 평도 듣고 내신이 10점20점이었어도 별다른 어려움없이 서울모대에 들어갔던건 시험에 타고난 우리조상님들의 은덕이었다. 우리집안은 과거부터 시험에 특화된 집안이어서 과거급제율이 가장 높았다고 하고 지금도 친척들중엔 -사 자 직업들이 심심치않게보인다. 나도 짧지만 -사 자 직업을 가지기도 했다. 대학생때 알바로 입시학원 시간강'사'를 했던 것이다. 그러나 내가 비로소 우리집안을 인정하고 좋아하는 점은 따로있는데 다 그런건 아니었겠지만 요새로 치면 조상들중에 서울시장을 30년정도 했지만 죽어서는 자기 장례식 치를 비용도 없어서 그당시 왕이 장례비용을 하사해준 청백리도 있었고 일제때 가산을 팔아 독립운동자금을 만들어 만주로 가서 활동하시다 돌아가신분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자본주의슬롯에서는 성공하기 어려운 성향이 있고 나는 그 모든 유전자를 스스로 느끼기에도 정확하게 물려받은데다 내 스스로의 취향-가령 야화교신도 까지 가미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렇게 천박한 자본주의 슬롯에서는 정말 바쁠것 없이 아무것도 안하고 백수로 지내면서 토요일 아침에 꽃이나 옮겨심고 물고기들한테 밥주고 커피만 마셔도 성공하는 것이라는걸 사람들은 이해하는게 좋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아는 예로 9수까지 해서 검사도하고 대통령까지 하는등 아주 바쁘게 살았지만 결국엔 무기징역형 받고 감옥에 간 사람과 그 무리들을 보며 인생에서 성공이란 무엇인지 그 기본방향에 대해 생각해보고 바른방향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하는 것이 좋다.이런 슬롯에선 진짜 진짜로 선하게만 산다면 아무것도 안하고 백수로지내고 한강공원에서 텐트치고 살아도 성공한 것이다.

가끔가다 지인들중에 자기집이 비어있다고 쓸테면 쓰라는 사람이 내 주변에 아주 가끔 있는데 만약 서울에 아크로비스타에 사는데 비어있으니 사용해달라고 부탁이 들어온다면 난 거기에 세월호나 삼풍백화점이나 이태원참사 희생자 기념관을 만들어서 24시간 개방해놓고 나는 근처의 한강공원에 텐트치고 잘 것이다. 아크로비스타가 한채에 얼마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거기는 망자를 위한 분향소를 만들기에 적당한 곳일뿐이기 때문이다. 벌써 뉴스를통해 두번이나 증명이됐다. 그러나 실제로 아크로비스타에 사는 사람들중에 나만큼 알고있는 사람은 잘 없는것 같다.

커피마시고 어제 선물들어온 한우 구워먹고 놀다가 한라산가서 놀다와야겠다. 끝


오후에 글수정. 놀다보니 오늘은 한라산에 못갈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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