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등짝 스매싱 쳐맞은 썰

by배대웅

요즘 딸은 <주토피아>에 빠져 있다. 원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트렌드가 자주 바뀐다. 어릴 때는 <신데렐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같은 공주물을 좋아했다가, 한동안 <겨울왕국>으로 넘어갔다가, 이제는 <주토피아>가 1황이다. 덕후 아빠의 딸답게 한번 빠지면 뽕을 뽑는다. 애니메이션은 기본이고 OST, 그림바카라, 가방, 학용품, 스티커, 인형까지 죄다 주토피아다. 집안 어딜 가도 토끼랑 여우가 튀어나온다.


그러다가 나를 앉혀 놓고 <주토피아> 강의도 한다. 주로 등장하는 캐릭터와 그들의 서사를 들려준다. 나의 역할은 글을 쓰면서 그 이야기에 추임새도 넣고 리액션도 해주는 것이다. “아~ 그렇구나”, “와 대박”, “진짜 나쁜 양이네”, “허어어어얼”, 대충 이런 거 한다.


사건이 있었던 그날의 강의 주제는 보고 서장이었다.


“아빠 보고 서장은 주토피아의 경찰서장인데, 주디와 닉의 선생님이야.”

“보고 서장?”

“응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생겼어.”

서장님 떡대 한번 ㅎㄷㄷ하다


“아~ 그렇구나. 근데 서우야, 너 보고 서장이 어디 사는지 알아?”

“아니? 어디 사는데?”

“보고 서장은 남천동 살아.”

“남천동? 그게 어딘데?”

“부산에 있는데, 외갓집이랑도 가까워. 보고 서장 남천동 살제? 한번 해봐.”

“보고 서장 남천동 살제?”

“오 좋아 잘한다ㅋㅋㅋ”

“근데 아빠 보고 서장 잘 모르면서 거기 사는지는 어떻게 알아?”

“그거야 아빠랑 친하니까 알지.”

“친하다고?”

“그럼~ 아빠가 보고 서장이랑 어 같이 밥도 묵고! 사우나도 같이 가고! 마 다 했으~”

“진짜?”

이렇게 이어지던 대화는 옆에서 듣고 있던 와이프가 내 등짝을 후려치면서 강제 종료되었다. 몇 달 만에 느껴본 그 손맛은 주토피아의 버팔로 뒷발차기보다 매서웠다.

끗.

분명 소리가 안 나는데 대사가 다 들리는 듯한 마법의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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