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간이라도 부딪히고 일어나야 한다.
새로운 업장을 여는 일은 인내의 시간이다. 큰 레이아웃부터 작은 소모품까지, 오픈일을 향해 모두가 달려간다.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힘은 부치고, 감정은 복받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입장이 부딪히고 진행이 더딜 때는 서로를 탓하기도 한다. 처음엔 여유롭던 발걸음이, 일이 진행될수록 버거워진다.
킥오프 날, 타 부서와 협력업체가 한자리에 모인다. 잘해보자는 마음을 서로의 미소로 나눈다. 공사가 시작되고 모든 일정이 오픈일에 맞춰 고정된다. 일정은 곧 약속이다. 각 부서의 몫이 그 약속 위에 맞물려 있기에, 하나가 어긋나면 전체가 흔들린다.
시간이 흐르며 속도를 점검한다. 처음엔 더디게만 보이고, 공사 현장을 봐도 제때 끝날지 걱정이 앞선다. 시공사는 발주처만큼 조급해 보이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치열한 회의가 이어진다. 각 부서는 착오가 없도록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공간 활용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변경사항을 끊임없이 공유한다.
모두가 낯설고 어색하지만, 시간을 들여 꼼꼼히 챙긴다. 그럼에도 트러블은 계속 생긴다. 예상치 못한 자재 수급 문제, 디자인을 둘러싼 의견 충돌, 순간마다 어려운 선택들. 쉽게 풀리는 것은 없다. 언성이 높아지고 언쟁이 커지기도 한다. 부서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에, 조율의 시간에는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다툼이 없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신호다. 이런 언쟁은 지극히 정상이다.
오픈일이 다가올수록 지친 신경은 날카로워진다. 사소한 것에도 예민해지고, 쌓인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세심하게 결정해야 할 일은 늘어나고, 문제는 더 크게 수면 위로 떠오른다. 큰 비용이 들거나 하자를 발견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시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오픈일은 코앞이다. 신속한 결단으로 마무리에 들어가고, 선조치 후처리로 시간과 싸운다.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드디어 오픈 전날. 모두가 정신없이 놓친 부분을 다시 챙긴다. 오픈 전날은 전쟁이다. 혹시나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늘 있다. 준비가 힘들었다면 오픈일은 오히려 수월하다. 준비가 쉬웠다면, 오픈일이 더 버거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픈을 하고 나면 보이지 않던 문제가 드러나고, 시행착오를 통해 하나씩 수정해 나간다.
일은 부딪히면서 해나가는 것이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애초에 혼자 할 일이라면 부딪힐 것도 없다. 동료가 있기에, 지쳐도 함께 걸으며 문제를 풀어간다. 힘들어도 나아가는 것이다. 주저앉으면 남는 게 없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앞으로 간다.
영화 <록키>가 말하듯, 중요한 것은 얼마나 세게 맞았느냐가 아니라 맞고도 얼마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다. 부딪혀야 아픔도, 부족함도, 강점과 약점도 알게 된다. 그 안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시행착오는 데이터가 되고, 몸으로 체득한 것은 잊히지 않는다. 직접 부딪혀야 한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야 한다. 일어서기까지는 힘겹다. 그냥 앉아 있고 싶은 달콤한 유혹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것은 달콤함이 아니라 자신을 내려놓는 일이다. 드라마 <미생>에서 되뇌던 말처럼, 밖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야 한다.
우리가 향하는 곳으로 기어서라도 가야 한다. 그래야 함께 고생한 시간의 의미가 살아난다. 중도에 포기하기엔 너무 아까운 순간들이다. 앉기보다 걸어야 하고, 걷다가도 뛰어야 한다. 잠시 숨을 들이쉬고, 다시 걸어간다.
부딪히고 일어서기까지, 힘든 것은 당연하다. 평생 편안하기만 한 삶이 있을까. 편안함이란 그만큼 도전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도전 없는 삶이 정말 행복할까. 부딪히지 않는 삶, 일어나지 않고 앉아만 있는 삶. 그런 삶을 원하는가.
부딪히고, 일어나고, 다시 걸어가는 삶은 고단하고 힘겹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얻는 순간의 행복은 결코 잊히지 않는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삶이 되고,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를 알게 된다. 그만두고 싶은 순간들이 쌓여,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간다.
부딪히고 일어나라. 뜨거운 폭염이 영원할 듯 기세등등해도, 그것 역시 지나가는 시간일 뿐이다. 어두운 새벽이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아도, 어둠이 깊어질수록 아침의 햇살은 더 반갑게 우리를 맞아준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간과 순간들,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히고 일어나는 순간이 되었으면 한다. 서로를 응원하며, 오늘도 배울 수 있는 하루를 시작하자.
bravo my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