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투기, 시장이 당신을 흔들 때

결국 우리는 투자를 하기 위해 공부하며 자신의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byWOODYK
승리자들은 패배자들과는 달리 생각하고 느끼고 말한다. 당신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 봐야 한다. 환상을 버리고 낡은 사고와 행동방식을 버려야 한다.
<현명한 투자자는 이런 바카라을 읽는다. 전영수 저>




투자와 투기, 종이 한 장 차이


시장은 투자와 투기의 열풍이 뒤섞인 공간이다. 자본주의는 돈을 좇아 돈이 몰리고, 사람들은 그 돈을 벌기 위해 집중한다. 돈이 흐르는 곳이면 누구나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현명한 판단으로 돈의 흐름을 읽고, 적절한 곳에 자금을 배분해 미래의 가치를 사는 것이라면 그것은 투자다. 반면 빚을 내서라도 주변의 욕심과 광기에 휩쓸린다면 그것은 투기가 된다. 하지만 둘의 경계는 생각보다 뚜렷하지 않다. 허무맹랑해 보이던 미래 가치가 현실이 되어 대박이 난다면, 그것이 투기였는지 투자였는지 가늠하기 어렵고, 결과만 놓고 보면 투자로 포장되기도 한다.


투자와 투기는 무엇이 다른가


투자가 보수적 판단으로 접근해 현재의 자원을 미래의 가치에 지불하는 것이라면, 투기는 남의 돈까지 빌려가며 미래를 점치는 일종의 기우제에 가깝다. 둘 중 누구의 판단이 성공적일 확률이 높을까. 전자다.


전자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자원을 쓰기 때문에, 실패하더라도 회복할 힘이 남아 있다. 반면 후자는 타인의 돈을 빌려 지불했기에 더 이상 쓸 실탄이 없고, 힘든 고비가 왔을 때 버텨낼 동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투자의 세계에서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말을 쓴다. 설령 운 좋게 후자가 성공한다 해도 지나친 맹신과 과신에 빠지기 쉽고, 늘 불안 속에서 그 리스크를 견뎌내야 한다. 상황이 나빠지면 빚의 무게는 더욱 커지고, 결국 스스로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주저앉게 된다.


흔히 "작은 돈을 굴려서는 돈이 모이지 않으니 확실한 종목에 몰빵 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일견 맞는 말 같지만 틀린 부분도 있다. 더 지불할 여윳돈이 없는 상태에서 그 하나의 종목이 흔들리면, 자신도 함께 추락하고 시장에서의 신뢰도마저 잃어 회복 탄력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공부만이 유일한 답이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은 늘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카라을 손에서 놓지 않고 늘 회사를 공부하며 세상의 흐름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반면 투자와 투기를 오가는 사람들은 남의 말에 쉽게 휘둘리고, 깊은 성찰과 공부보다는 단편적 지식으로 자신과 남의 돈을 지불한다.


남들이 욕심을 부릴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부려라. <워런 버핏>


미래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수많은 변수가 시장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냉정한 현실은, 자신의 돈을 지켜줄 골키퍼는 자신 외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대부분은 스스로를 투자자라 부르지, 투기자라 부르지 않는다. 정작 충분한 공부와 변수 검토 없이 돈을 지불하는 경우가 허다한데도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종교처럼 한 종목을 맹신하며 계속 돈을 밀어 넣고, 확증편향은 점점 커져 돈이 끝없이 빨려 들어가는 블랙홀 현상을 맞이하게 된다. 그런 맹신 속에서 "장기투자"라는 명분으로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시장은 그런 이들을 오히려 더 깊은 나락으로 빠뜨리기도 한다.


현금이라는 안전핀


시장이 오른다고 내가 가진 종목까지 함께 오르는 것은 아니다. 개별 종목이 탄탄해야 하고, 실적과 미래가치가 복합적으로 뒷받침되는 좋은 주식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우량주를 골랐다 해도 우리가 기대한 만큼 가치가 상승하지 않을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새로운 혁신이 등장하면서, 한 사업의 미래 가치가 갑자기 사라질 위험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래서 워런 버핏이 늘 강조하듯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현금은 기회비용을 최소화하는 안전핀이다. 한 곳에 몰빵하고 현금이 없다면, 주식이 떨어질 때 좋은 주식을 싸게 살 기회를 잃고, 오를 때는 상대적 박탈감만 남는다.


또한 "장기 보유"라는 믿음을 갖고 있더라도, 시장과 기업을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그 장기는 오히려 패착이 된다. 시간의 복리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역복리가 쌓이는 것이다. 시장과 기업의 움직임, 가치의 변화를 계속 모니터링하며 정말 장기로 가져갈 만한 가치가 있는지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



착각에서 벗어나기


투자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부지런해야 하고, 공부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은, 자신이 가진 주식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주식이라고 믿는 것이다. 공부와 분석을 지속하다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도, 어느새 맹신적인 믿음에 빠지고 만다. 경주마처럼 앞만 보게 되는 건 결국 시야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투자는 결국 자신의 판단과 결정으로 이루어진다. 루머를 받아들이는 것도,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모두 본인의 몫이다. "누구의 말을 듣고 실수했다"는 변명은 금융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


때로는 철학과 심리학을, 때로는 냉철한 경제학을 공부해야 한다. 평정심과 분석력, 인내력과 민감성까지 갖추어야 하니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결코 쉽게 접근할 분야가 아니다. 14세에 투자를 시작한 워런 버핏도 90대가 넘은 지금까지 늘 바카라과 보고서를 읽으며 시장을 분석한다. 그럼에도 실패할 때가 있다. 하물며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이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끊임없는 공부와 심리적 평정심을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


"제가 알기로 독서를 많이 하지 않고는 현명한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독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포착하고 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기질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성품이 중요합니다.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면 온갖 지식을 투입해도 결과는 재앙일 것입니다.
<워런버핏과 찰리멍거_워런버핏, 찰리멍거 원저>


결국은 선택의 문제


주식 시장이 요동치면 손실을 본 사람과 이득을 본 사람으로 나뉜다. 모두가 수익을 낼 수는 없다. 이 시장은 누군가 돈을 벌면 누군가는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모두가 행복한 결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 냉정하게 투자하고, 인내와 평정심으로 기다리되, 과감히 매도해야 할 때는 시간을 끌지 말아야 한다. 혼돈스러운 시장 상황에서 주식만 들여다보지 말고,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무엇에 매몰되어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스스로 재점검해야 한다. 흔히 들리는 말에 너무 귀 기울이며 흔들리지 말고, 자신만의 철학을 세워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무엇에 투자해야 할까"라는 질문보다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지금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나는 누구보다 더 많이 공부하며 평정심을 지키고 있는가"


투자와 투기는 결국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다. 우리는 투자자가 될 것인가, 투기자가 될 것인가.

그것은 온전히 자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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