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땀, 어른이 어른으로 살아가기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 시간의 깊이를 더하는 것이다.

byWOODYK
훌륭한 바카라은 우리를 낯선 풍경 속으로 데려간다. 그 풍경이 너무나 강렬해서 우리는 이미 자신에게 익숙한 세계에 이전처럼 잘 친숙해질 수가 없다. 그렇게 해서 더욱 낯선 세계로 헤치고 들어가지만 반드시 “아, 여기서부터는 더 나아갈 수 없다”는 지점에 이른다. 그리고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익숙해야 할 세계가 그때까지와는 다른 빛으로 빛나고 있는 것을 아는 것이다.

젊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이 끝없는 자기 해체와 자기 재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랑한 것을 미워하게 되고 한 번은 미워한 것을 다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우리는 조금씩 성장해 간다. 그것을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바카라을 매개로 ‘이계(異界)’와 ‘타자’를 만나는 것이 절대로 필요한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 우치다 타츠루 저>


회사에는 다양한 직군이 존재합니다. 우리 직원들도 있지만, 협력업체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우리와 함께 일합니다. 어느 때는 우리 직원들 못지않게 땀을 흘리며 일하십니다.


연세가 있으셔서 집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 소리를 들으실 분들입니다. 더운 날씨와 추운 겨울에도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직원들 못지않게 마음이 쓰일 때가 많습니다. 그분들은 그저 묵묵히, 본인의 자리에서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하고 계십니다.


청소하시는 소장님을 자주 뵙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힘들지 않으세요?"라고 여쭤보면, 소장님은 미소를 지으시며 이렇게 답하십니다.


"하던 일인데요. 처음은 힘들었는데 지금은 익숙해졌어요. 괜찮습니다."


미소는 잃지 않으시지만 이마에는 땀이 흐르고 옷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습니다. 그 모습에서 집안의 부모님이 떠오릅니다. 소장님이라는 자리라면 직원들에게 지시만 하셔도 될 법한데, 오히려 직원들보다 더 땀을 흘리며 업장 곳곳을 다니시며 청소를 하십니다. 뵐 때마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그저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존경스럽습니다.


단순한 한마디 답변이지만 그 안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무엇이든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기에 힘들지만, 익숙해지면 괜찮아지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곧 일상이 됩니다. 지금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지, 어려운 시간을 넘기고 나면 그 어려움은 더 이상 어려움으로 남지 않습니다.


땀을 흘려도 나이가 들어서도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은 일입니다. 소장이라고 자리에 앉아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같이 움직이고 직원보다 더 모범을 보여야 직원들도 함께 일하지 않겠습니까.


결국은 나를 위해 일하는 것입니다. 땀을 흘리고 나면 하루에 무엇인가 해냈다는 느낌이 들고, 건강에도 좋습니다. 어차피 흘러가는 시간인데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몸도 마음도 힘들어집니다. 온몸으로 움직이며 땀 흘려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 여기면, 그래서 더 힘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이 일을 해낼 수 없습니다. 이 순간들이 나를 위한 시간이고 건강해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야 비로소 힘들지 않습니다.'


어르신이 땀 흘리며 일하는 모습이 안쓰러운 것이 아니라, 어쩌면 제가 안고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쓸데없는 고민들이 더 안쓰러운 것일 수 있습니다. 어르신의 삶의 철학은 오히려 명확하고 단순한데, 제가 일하며 품는 고민들은 복잡하고 모호합니다.


어르신의 겸손함이 주는 따뜻함이, 제 안에 있던 오만함을 부끄럽게 합니다. 그래서 어른이신 분들을 뵐 때마다 꼭 인사를 드리고 싶어 집니다.


곳곳에서 일하시는 어르신들이 계셔서 업장은 늘 깨끗하고 쾌적하게 유지됩니다. 돈을 받고 하는 일이니 당연한 것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그렇게만 치부하는 것은 어르신들의 깊이를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살아오시면서 겪었던 시간들이 만들어 준 지혜가 그 안에 녹아 있기에 그렇게 일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모두가 어르신은 아닙니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나이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회사에도 나이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계신 것은 아닙니다. 고집과 욕심만 크고 자신의 역할조차 회피하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뵌 소장님은 정말 배우고 싶고, 살아가시는 모습에 존경을 보내드리고 싶은 분입니다. 작년에는 너무 감사한 마음에 작은 포상도 드렸지만, 뵐 때마다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다른 직원들도 늘 그 소장님을 칭찬합니다. 보여주시는 모습이 한결같으니, 인생의 후배인 우리도 그분께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어르신이 바로 서서 모범을 보이시니 젊은 직원들도 그 모습을 보며 함께 배워 갑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돌아가신 분들과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밈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재미가 역사를 왜곡하고, 재미가 삶을 희화화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역사관이 채 형성되지 않은 젊은 세대가 재미로 만들어진 밈으로 역사를 접하고, 정의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사실이 아닌 것조차 사실로 둔갑시키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삶과 슬롯, 정의에 대한 깊은 고민은 점점 자리를 잃고, 그 자리를 재미가 대신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카라 속의 지혜를 배우기보다 짧은 영상에 뇌를 맡기고, 숏폼이 어느새 선생님의 자리를 대신합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을 구시대의 존재로 취급하고 공권력을 가볍게 여기며, 깊은 사고와 고민, 삶에 대한 사색, 공동체가 지켜야 할 예의는 사라지고, 오직 즉흥적인 자극과 조롱, 재미로 만들어진 영상에만 몰입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람이 세상을 떠나도 그 아픔에 공감하기보다, 재미만 있다면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시대입니다.


슬롯에는 아직도 많은 어르신들이 존재합니다. 그분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슬롯를 지켜내고 버텨주고 계심에 감사할 때가 많습니다. 그분들의 땀들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넉넉함을 주었던 원동력이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젊은 아이들과 청년들이 한쪽으로 치우치며 극단적인 사고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면, 슬롯가 고도화되고 지나친 자극에 노출되는 가운데, 인내하며 지켜온 슬롯 질서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가 삶을 덮어버리고, 짧은 영상이 삶의 긴 시간을 축약해 버리며, 바카라의 깊이와 사색의 노력이 사라지는 이 시대에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삶에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슬롯가 한쪽으로 치우칠 때,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한 슬롯적 노력 또한 필요합니다. 그런 노력을 놓아버린 어른의 존재가 부끄러워지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정치인들과 가면을 쓴 어른이라 불리는 이들이 오히려 젊은 세대를 부추겨 슬롯의 갈라 치기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한탄스럽기까지 합니다.


사람은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마 ‘행복’의 정의가 좀 다를 것이다. 그때마다 항상 ‘죽기 직전에도 후회가 없는’ 상태, 그것을 나는 ‘행복’이라고 부르고 싶다. 행복한 사람이란, 쾌락은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그렇기에 ‘끝’까지의 모든 순간을 주의 깊고 신중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말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므로 “끝입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 그렇습니까, 예, 알았습니다”라는 식으로 마음 편히 대꾸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인 것이다. ‘끝’을 통고받아도 바동바동 “싫어, 싫어, 좀 더 살고, 좀 더 끝까지 쾌락을 누리고 싶어”라며 소란을 피우는 사람은 그 후 오래 살아도 결국 그다지 행복해질 수 없는 사람일 것이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행복할 뿐 아니라 타인을 행복하게 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 우치다 타츠루 저>



오늘도 회사에서 땀 흘리시는 어른을 뵙습니다. 그 땀방울이 고맙고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힘드시지만 그 시간조차 자신에게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드시고, 지금까지 직원들과 함께 미소 지으며 일해 오신 모습을 보면서 예전의 부모님을 떠올립니다.


부모님과 이런 어르신들이 일구어 온 슬롯 속에서 우리는 너무도 편안하게 살고 있으면서도, 그 넉넉함을 넉넉함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정신적 결핍에 빠져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봅니다.


인문학을 잃어가고 사색과 생각의 시간을 숏츠에 빼앗기고 인내라는 단어를 지워버린 지금의 시간들은 어르신들의 땀을 지워버리고 무의미한 재미로 치부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삶이 덧없이 가벼운 깃털처럼 재미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생각이 듭니다.


오늘 하루의 의미를 어르신의 땀방울에 담아, 저의 부족함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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