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두 얼굴, 내일은 태권왕과 줄넘기 학대사건

by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 아빠 양원주입니다.



최근 식당에 갔다가 흥미로운 예능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SBS 스포츠에서 방송하는 <내일은 태권왕> 시즌2였는데요. 화면 속에서 땀 흘리며 서로를 존중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태권도를 소재로 한 예능이 안방에 자리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격세지감을 느꼈죠.




여기에 전주대학교 태권도 시범단 '싸울아비'의 활약은 더 놀랍습니다. 이 팀은 영국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 시즌17에서 한국팀 최초로 골든 버저를 받았고, 지난해 12월에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태권도 U-21 챔피언십 개막식 무대에 올라 5000여 명의 관중을 사로잡았습니다. 대학 단일팀이 세계대회 개막식 시범 공연을 맡은 첫 사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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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가 우리나라 국기(國技)로 법적으로 인정받은 해는 2018년입니다. 세계태권도연맹이 1973년 국기원에서 35개국 대표가 모여 창설된 뒤로 반세기가 흘렀고, 이제 태권도는 종주국의 울타리를 넘어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이자 하나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태권도의 위상을 높이려 땀 흘리는 분들을 보면 같은 국민으로서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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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정반대의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태권도장에서 관장이 9살 수련생에게 줄넘기를 휘둘렀다는 뉴스였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도복을 입고 줄넘기 시범을 보이던 관장이 갑자기 줄을 휘두르며 뒷줄 아이에게 다가가 그대로 내리쳤고, 아이는 맞은 부위를 감싸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날만 8차례, 아이는 다리와 팔에 전치 2주 부상을 입었습니다. 어머니는 아이 몸이 마치 채찍질을 당한 것처럼 되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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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났습니다. 그 아이의 부모님도 태권도장은 운동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예의와 인내를 함께 배우는 공간이라 믿고 아이를 맡겼을 텐데 말이죠. 이런 일은 상상도 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런 질 나쁜 사람보다 선량하고 성실한 분들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그 업계에 대한 불신을 키우기에 충분하다는 점에서 가벼이 여길 수 없습니다.


더 놀라운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져도 태권도장은 규제가 쉽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태권도장은 '학원업'이 아니라 '체육시설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학원처럼 교습 정지 처분을 내릴 수가 없습니다. 체육시설법상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체육 지도자만 그만두면 그만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사고가 난 그 태권도장은 관장과 도장 이름을 바꿔 지금도 계속 영업 중이라고 합니다. 간판과 대표만 갈아 끼우면 다시 문을 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이런 사고가 처음은 아닙니다. 다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2년 전 경기 양주의 한 태권도장에서는 네 살배기가 매트에 거꾸로 낀 채 방치되다 숨을 거둔 비극이 있었습니다. 그 관장은 아동학대살해와 상습학대 혐의로 올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30년형이 확정되어 지금 복역 중이죠. 지난 6월 용인에서도 매트 위에서 아이 다리를 세게 눌러 골절 사고가 나는 등 태권도장에서의 사고는 매년 끊이지 않고 되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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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나 무도(武道)를 배우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기 위해서라고 배웠습니다. 강해진 힘을 약한 사람을 지키는 데 쓰라고 가르치는 것이 무도의 정신이니까요. 그런데 그 힘을 도리어 자기보다 한없이 작고 여린 아이에게 휘두른다면 그 사람은 무도인이라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몸만 튼튼하고 마음은 망가진 사람이 아이들 앞에 서는 일만큼은 막아야 합니다.


누구는 세계 무대에서 태권도의 이름을 드높이는 바로 그 시간에 어느 도장에서는 아이가 소리 없이 울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태권도계 스스로 돌아보는 노력도 수반되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결국 남는 길은 더 강한 규제와 처벌뿐일 테니까요. 양주 사건의 징역 30년이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 처벌에만 기대야 하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최근 유트브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격투기 기술인 길로틴 초크로 기절시키며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위험한 행위였다는 비난이 일자 전 격투기 선수이자 ZFN의 수장 정찬성 대표는 그 선수를 바로 퇴출시켰죠. 이런 경우에서 보듯 그 분야에 대한 강력한 제재는 문제를 예방하는 하나의 좋은 수단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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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위상을 진짜로 지키는 길은 화려한 무대에만 있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가 매일 드나드는 그 작은 도장에서 아이가 안전하게 웃을 수 있어야 비로소 우리는 떳떳한 종주국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 줄 요약: 태권도가 세계로 뻗어가는 지금, 어느 도장에서는 아이가 맞고 있었습니다. 간판만 바꾸면 다시 문을 여는 허술한 틀을 손보지 않으면, 무도(武道)에 남는 것은 처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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