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화려하고 멋있어진 불꽃축제, 시민의식은 어디까지?

by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어제 여의도 밤하늘이 또 한 번 화려하게 물들었습니다.

한화가 2000년부터 슬롯공헌 사업으로 이어오고 있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이번이 벌써 스물두 번째였습니다. 올해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서 영감을 얻은 무대에 더해 원효대교 양쪽 상공에서 불꽃을 대칭으로 쏘는 데칼코마니 연출과 밤하늘에 SEOUL이라는 글자를 그리는 장면까지 선보였다고 하죠.


저는 현장에 가지는 않았지만 뉴스와 온라인에 올라온 이야기를 흥미롭게 지켜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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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축제에 한화가 쓰는 돈은 우리가 흔히 짐작하는 규모를 훌쩍 넘습니다. 행사 비용 130억 원을 전액 부담했고 그중 안전관리 비용이 45억 원, 현장 인력만 5000여 명이었다고 합니다. 수익이 나지 않는 행사에 매년 100억 원 안팎을 쏟는 셈입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함께, 멀리라는 철학에 따라 이어온 슬롯공헌이라고 하죠. 홍보 효과가 크겠지만 100만 명 가까운 시민이 무료로 가을밤을 누린다는 사실만으로도 값진 일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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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올해는 유독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작년에 이런 글을 쓸 때는 불꽃놀이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를 언급했는데 다른 이야깃거리들이 또 생겼더군요.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은 이른바 자리 장사입니다. 누구나 앉을 수 있는 한강공원 명당을 미리 차지하고 40만 원에 판다는 글, 오후 다섯 시까지 자리를 맡아주는 대가로 30만 원을 준다는 구인 글에 100명 가까이 몰렸다는 소식까지 들렸습니다. 원효대교 아래 명당에는 주인 없는 돗자리가 며칠 전부터 깔려 서울시가 걷어가기도 했고 어떤 식당은 불꽃이 잘 보이는 자리 두 석을 600만 원에 내놓기도 했습니다. 올해 처음 노들섬에 마련된 유료 관람석마저 웃돈이 붙어 되팔리며 경찰이 단속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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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축제가 지나간 자리는 오히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인파가 빠져나간 잔디밭에는 배달 쓰레기와 돗자리가 널브러졌고 다음 날 아침까지 치워지지 않은 채 불법 점용 통지서가 붙은 텐트도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105만 명이 몰렸던 2022년에는 약 50톤의 쓰레기가 나왔다고 공식 발표되었는데, 최근에도 비슷한 규모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이를 치우려고 축제가 끝난 뒤 청소 차량 29대와 인력 128명이 임시 배출장소 17곳을 돌며 밤샘 수거에 나섰고 한화 봉사단 1,200여 명도 밤늦게까지 빗자루를 들었습니다. 물론 스스로 쓰레기를 줍는 젊은 시민들도 있었고 큰 사고 없이 끝난 데에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씁쓸한 마음은 들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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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구경거리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이 축제는 한국관광공사의 2023년 조사에서 약 295억 원의 경제효과를 냈고 관람객 절반 이상이 서울 밖에서 찾아오며 외국인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합니다. 대만 관람 패키지가 완판을 앞뒀다는 소식도 있었죠. 전문가들은 몬트리올이나 시드니 같은 세계적 불꽃축제에 견줄 만하다고도 합니다. 화려한 볼거리 하나가 도시의 이름값을 올리고 관광수지까지 살리는 셈입니다.




다만 이런 문화를 오래 즐기려면 시민의식도 함께 자라야 한다고 봅니다. 공공장소를 슬그머니 사고파는 얌체 상술, 남이 치울 거라 여기며 버리는 쓰레기가 되풀이된다면 아무리 값비싼 불꽃도 빛이 바래니까요. 여러분이 다음 날 그 잔디밭을 다시 찾는다면 어떤 마음이 드실까요?

내년에는 자리 맡기 경쟁보다 다 함께 정리하는 시간이 더 오래 이야기되기를 바라봅니다.




※ 참고로, 앞으로 가보실 계획이 있다면 여의도의 혼잡을 피할 수 있는 다른 명소도 눈여겨보시면 좋습니다.


강 건너 이촌한강공원에서는 불꽃과 한강을 함께 담을 수 있고,

노량진의 효사정공원과 용양봉저정공원 하늘전망대, 사육신공원 같은 고지대에서는 여의도와 한강철교 일대를 넓게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여의도 서쪽 양화한강공원이나 노량진수산시장 주차장 상층부, 한강 유람선도 인파를 피하려는 분들이 찾는 자리라고 하죠.


한 줄 요약 : 축제가 커지고 더 멋져지는 만큼 조금 더 성숙해진 시민의식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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