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위와 박수홍, 잘못은 지적하되 사람은 살려두는 법

by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요즘 온라인을 보면 유명인의 논란이 알려지고 좌표가 찍히면 온 나라가 달려드는 장면이 참 잦습니다.


지난 8월, 유튜버 박위 씨가 그 한가운데 섰지요. 그는 불의의 전신마비 사고를 긍정 에너지로 극복하며 장애에 대한 편견을 허물고, 일상과 사랑을 솔직 담백하게 나누는 희망의 메신저로 많은 사랑을 받던 유튜버였습니다.


대전역에서 휠체어가 넘어진 사고 영상을 공개하며 자신을 돕던 슬롯복무요원을 지목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슬롯복무요원은 경사로가 밀리지 않도록 발로 눌러 고정하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도우려다 벌어진 실수였던 셈입니다. 여론이 바뀌어 비판이 쏟아지자 박위 씨는 곧바로 사과했습니다. 전달이 미숙했다며 잘못을 인정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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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여론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101만이었던 넘겼던 구독자는 며칠 만에 96만 명대로 내려앉았고 잡혀 있던 강연과 토크콘서트까지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서울시 홍보대사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혔죠. 저는 박위 씨에게 잘못이 없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도와준 사람을 공개적으로 지목해서 동정심을 사고 여론을 유도하려 했던 일은 분명 지나쳤고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지 알 수 없으며 사과를 한다고 바뀔지도 의문이 들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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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안과 별개로 걱정스러운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온라인상의 많은 사람들은 물론 언론들까지 이런 일이 생기기만 하면 파묘를 하듯 한 사람을 끝까지 무너뜨리겠다며 달려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정의감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게다가 이 사건은 불길이 엉뚱한 곳으로 옮겨 붙었습니다.

사람들이 과거 강연 계약서를 하나씩 들춰내면서 이번엔 과한 강연료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어느 지자체 회의록에는 2시간 강연에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 이상을 불렀다는 내용이 있었고 한 유명 작가는 장사치가 되지 말라며 날을 세웠지요. 처음 문제였던 슬롯복무요원 지목은 어느새 뒷전이 되고 그가 돈을 얼마나 버는지 그럴 자격이 되는지를 캐는 데까지 번졌습니다. 사실 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강사 섭외 역시 주관하는 곳에서 비싸다 생각이 들면 안 쓰면 되니까요. 과한 비용을 들인 기관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생각지도 않게 잘못을 바로잡자던 목소리가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뒤지는 일로 바뀐 셈입니다. 여론재판의 불은 이렇게 자주 본질을 태우고 엉뚱한 데로 옮겨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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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 방송인 박수홍 씨도 같은 선상에 놓여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최근 괌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22개월 된 딸이 그치지 않고 울자, 당황한 나머지 내리겠다고 했다가 아이가 진정되자 다시 타겠다며 뜻을 바꿨습니다. 그 사이 출발이 한 시간쯤 늦어졌지요. 박수홍 님은 자신의 무지였다며 거듭 사과했습니다. 한 변호사는 법적으로도 절차상으로도 문제 될 일은 없었다고 짚었고요. 그런데도 돌아온 말은 매서웠습니다. 연예인이 벼슬이냐, 특혜다, 정말 심한 민폐인데 정도껏 하라는 말이 쏟아졌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지점은 건전한 비판을 넘어 이런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이 실제 사안의 무게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입니다. 현직 변호사조차 항공보안법이나 절차상 문제는 없고 형사 처벌 대상도 아니라고 밝혔는데도 여론은 이미 '민폐 연예인'이라는 판결을 내려버린 셈이지요.


그런데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사람들이 그와 부인의 SNS로 달려가 인신공격성 악플을 달았다는 기사까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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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미 그 대가를 여러 번 치렀습니다. 몇 명의 연예인이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의 구현을 앞세운 디지털교도소는 성범죄와 무관한 대학생과 교수의 신상을 공개했고 누명을 쓴 한 대학생은 끝내 세상을 등지기도 했죠. 정의라는 이름표를 달았지만 남은 자리엔 되돌릴 수 없는 죽음뿐이었지요. 누군가를 저격하는 영상은 조회수가 잘 나오고 함께 분노하는 순간 우리는 정의로운 사람이 된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그 분노가 과녁을 잘못 맞히기 전까지는요.


저는 학교폭력대바카라심의위원회에서 학부모위원으로 일하며 아이들 사이의 괴롭힘 사안을 심의하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무리 지어 한 사람을 몰아세울 때 사람들은 상대를 고치려는 게 아니라 무너뜨리려 한다는 점입니다. 온라인에서 어른들이 벌이는 모습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아 마음이 무겁네요. 아이들에게는 학교폭력을 하지 말라 가르치면서, 정작 어른들은 더 큰 운동장에 숨어서 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죠.




잘못한 사람은 벌을 당연히 받아야 합니다. 사과할 일은 사과해야 하고요. 그러나 그 벌의 크기를 정하는 자리는 분노한 점철된 익명의 손가락이 아니라 정상적인 수준의 합리적인 절차여야 합니다. 한 번의 실수로 사람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릴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으니까요.


무서울 정도로 달려가 글로 물어뜯고 기어이 그 사람을 절벽 끝으로 밀어야 직성이 풀리는 문화가 과연 올바른 걸까요. 이 물음 앞에서 저는 몹시 걱정스럽습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조금은 덜 잔인했으면 좋겠으니까요. 잘못은 짚되 사람은 살려두는 성숙함을 우리 모두 배워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유명인의 삶은 그만큼 화려하지만 수많은 눈을 의식해야 하니 정말 고단하겠다는 쓸데없는 생각도 드네요.


한 줄 요약 : 이래서 제가 유명인이 되지 않으려고 하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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