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공화랑에서 만난 우리 민화가 가진 힘과 매력

by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달, 브랜드뉴스에서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덕분에 뜻깊은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서울 종로구 공화랑에서 열린 경영자 독서모임 MBS와, 그곳에서 함께 진행된 민화 전시 '낯선 공간 바카라거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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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MBS는 매주 월요일 경영자들이 모여 각 분야 저자의 강연을 듣는 독서모임으로, 지난 30년간 누적 회원 7,500명을 넘긴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모임입니다. 그 자리에 필진기자로 함께할 수 있는 더없이 귀한 기회를 얻은 셈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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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그동안 민화를 그리 높게 보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궁중 화원이나 선비가 그린 격조 높은 그림에 비하면, 이름 없는 이들이 그린 소박한 장식용 그림 정도로만 여겼으니까요. 그런데 이날 강연을 듣고 작품을 직접 마주하고 난 뒤, 제 얕은 생각이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강연을 맡으신 분은 정병모 교수님이었습니다.

미술사학자로 경주대 교수와 박물관장을 지내셨고, 지금은 한국민화학교 교장으로 계십니다. 무려 20여 년간 국내외 박물관을 발로 뛰며 민화를 연구해 오셨고, 민화를 우리 미술을 대표하는 K아트로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 온 분입니다. 『민화는 민화다』를 비롯한 여러 바카라도 펴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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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은 민화가 단순히 꽃이나 새, 동물을 그린 그림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관계를 담은 이야기 그림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꽃 하나 새 한 마리에도 다 뜻이 있어서, 모란은 부귀를, 연꽃은 군자를, 해바라기는 충신을 상징한다고 하죠.


특히 흥미로웠던 대목은 까치호랑이 그림이었습니다. 무섭고 위엄 있어야 할 호랑이가 민화에서는 어리숙하고 익살스럽게 그려지는데, 여기에는 권력을 해학으로 비틀어 본 조상들의 시선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왕과 권력을 상징하던 용마저 청나라와의 전쟁 뒤에는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그려, 백성의 마음을 풍자로 풀어냈다니 참 재치가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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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는 전시의 주제인 바카라거리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바카라과 문방구를 그린 바카라가도는 그저 바카라을 늘어놓은 그림이 아니라, 복숭아와 석류, 포도 같은 사물에 장수와 다산, 출세를 향한 소망을 담아낸 작품이라고 하네요.


무엇보다 민화만의 표현법이 신선했습니다. 서양의 원근법과 달리 공간을 자유롭게 구성해, 작은 화면 안에 넓은 숲과 호수, 상상의 세계까지 펼쳐 담는 역원근법과 다양한 시점이 민화의 매력이라고요. 돌잔치부터 혼례, 장례까지 인생의 굽이마다 함께한 병풍 이야기도 참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매력 덕분에 요즘은 민화가 해외 패션이나 현대미술에서도 다양하게 재해석되며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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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눈앞에서 본 민화들은 색이 어찌나 맑고 발랄한지, 그 기발한 상상력에 저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습니다. 낮춰 보던 마음이 부끄러울 만큼 멋진 작품이 가득했어요. 강의를 마친 뒤에는 공화랑에 걸린 다른 작품들도 찬찬히 둘러보고 왔는데, 눈이 즐거운 수작이 참 많더군요.


우리 그림이 이토록 자유롭고 이야기가 넘친다니, 기회가 되면 아이들에게도 꼭 데려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렇게 신선한 작품들은 보는 이에게 영감을 주기에 보는 만큼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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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 낮춰 보던 민화, 알고 보니 사람 사는 이야기가 가득한 우리 그림이었습니다. 편견을 깨준 귀한 하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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