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표팀 클롭 감독이 부임 첫날 가족부터 지킨 이유

by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얼마 전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나 읽었습니다. 독일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에 위르겐 클롭 감독이 부임했다는 소식이었죠. 그가 유명한 이유는 리버풀이라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의 사령탑을 하면서 우승을 몇 번이나 차지한 명장이기도 하지만 손흥민 선수를 영입하지 못한 아쉬움을 오래오래 많은 인터뷰를 통해서 언급하기도 해서 그렇습니다.




그의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이고, 2028 유럽선수권과 2030 월드컵까지 독일을 이끌게 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파라과이에게 져서 16강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독일 축구를 다시 세우는 일이라 어깨가 무거울 텐데, 정작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가 가장 강하게 던진 말은 성적이나 전술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자신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였죠.


클롭 감독은 영국 BBC를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의 지도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위약금 한 푼 받지 않고 당장이라도 떠나겠다고요. 성적에 대한 바카라임은 얼마든지 지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을 분명히 달았습니다. 무례한 행동으로 자신의 가족을 괴롭히기 시작한다면 그 즉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는 선언이었죠. 앞서 대표팀을 맡았던 나겔스만과 투헬 감독이 전술뿐 아니라 사생활까지 도마 위에 오르며 시달리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유명인들의 가족에게까지 이러한 인신공격이 일어나는 경우는 그리 드물지 않습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홍명보 감독만 봐도 그렇습니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쏟아진 비판은 어느 정도 감독이라는 자리의 몫이라 하겠습니다. 성적에 대한 바카라임은 피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 화살이 어느 순간 선을 넘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에는 그의 두 아들과 아내까지 끌어들이는 이야기가 번졌고, 미국 어느 동네에서 집을 보러 다니더라는 목격담에 조롱이 뒤따랐습니다. 실력과 처신을 비판하는 일과 그 사람과 가족을 슬롯에서 매장하려는 일은 전혀 다릅니다. 미주 한인슬롯에서조차 이건 마녀사냥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을 정도니까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삶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입니다. 큰돈을 벌고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으니까요. 하지만 사랑의 크기만큼 감당해야 할 무게도 함께 커집니다. 잘하면 박수를 받지만 못하면 순식간에 비난이 쏟아지죠. 사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그들의 몫일지도 모릅니다. 대중이 사랑을 준 만큼 실망도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냉정한 평가와 따끔한 비판은 유명세라는 자리에 따라오는 그림자 같은 존재이겠죠.

문제는 그 화살이 선을 넘어 애먼 가족에게로 향할 때입니다. 정작 무대에 오르지도 않은 사람들이 대신 상처를 받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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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배우 현빈, 손예진 부부의 미국 가족 여행 목격담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습니다. 어디서 밥을 먹고 무슨 옷을 입었는지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정도를 넘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세 살 아들의 AI 합성사진과 영상까지 무분별하게 퍼졌죠.


더 놀라운 대목은 댓글창에 아이 얼굴을 두고 엄마를 닮았네, 아빠 눈매가 없네 하며 노골적인 외모 품평이 벌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 부부는 단 한 번도 아들 얼굴을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아이의 평범한 유년기를 지켜주려 쳐둔 최소한의 울타리였는데, 누군가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그 울타리를 비웃듯 무너뜨린 셈이죠.




스포츠 쪽도 다르지 않습니다. 격투기 선수 추성훈 씨는 딸 사랑이가 방송에 나와 사랑을 받은 뒤,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입에 담기 어려운 수위의 악플에 시달렸다고 털어놨습니다. 심지어 어디 사는지 안다며 딸을 조심하라는 협박성 글까지 올라와, 아빠가 직접 등하굣길을 지켰다고 하죠. 어린 사랑이는 그 지나친 관심과 악플에 한동안 트라우마를 겪었습니다.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요. 그저 유명한 부모를 뒀을 뿐인데 말이죠.


사실 이런 고민은 우리만의 몫이 아닙니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오래전 할리 베리, 제니퍼 가너 같은 배우들이 앞장서서, 동의 없이 스타 자녀의 사진을 찍거나 퍼뜨리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노 키즈 파파라치 법을 만들었습니다. 주요 언론도 아이 얼굴을 모자이크로 가리거나 아예 보도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고요. K콘텐츠가 세계를 누비는 지금, 정작 우리의 시선은 어디쯤 머물러 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클롭 감독의 선언이 참 반가웠습니다. 성적으로는 얼마든지 평가받겠지만 가족만은 건드리지 말라는 그 말은, 사실 유명인 모두가 마음속으로 외치고 싶던 이야기가 아닐까요.


우리는 누군가를 응원할 자유가 있는 만큼 실망하고 비판할 자유도 있습니다. 다만 그 자유에는 지켜야 할 선이 있습니다. 화면 속 그 사람도, 그 곁의 가족도 나와 똑같이 상처받는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죠. 손가락 하나로 툭 남기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평생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더구나 그 대상이 스스로를 지킬 힘조차 없는 어린아이라면 더더욱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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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은 하되 비난은 삼가고, 어떤 경우에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의 선 만큼은 넘지 않기. 저는 그 작은 절제가 결국 우리 슬롯의 품격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쌍둥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화면 너머 사람에게도 예의를 지키라고 늘 가르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저와 여러분부터 그 선을 기억한다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한 줄 요약 : 부족한 실력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감당해야 하지만 관계없는 가족에게 향하는 익명의 돌팔매는 이제 사라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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